피습 당한 오홍근 부장과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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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사회에서 언론인에 대한 테러는 제가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지날 6일 피습이후 3주째 서울 신사동 영동병원 608호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있는 오홍근 부장은 「현역군인 4명이 범인이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오히려 아파 지난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재 심정은.
▲기사와 관련된 테러라는 심증은 갔지만 설마 현역군인들이 범인일 줄은 생각 못했다. 지휘계통이 엄격한 군부대에서 소령과 하사관들의 자의에 의한 범행으로는 믿지 않는다. 같은 종류의 폭력이 우리사회에서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배후세력과 범행동기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피습당시 상황은.
▲출근하기 위해 아파트에서 2백m쯤 떨어진 대주사우나 앞길을 걸어 나오는데 등뒤에서 인기척이 나 뒤돌아보니 20대로 보이는 청년 2명이 따라 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불길한 생각이 들어 당황하고 있는데 범인들이 다가와 『대공에서 나왔다. 오홍근씨냐』고 물었다. 위기를 모면해야한다는 생각에 다른 이름을 둘러대고 반항했다. 순간 범인들이 주먹으로 얼굴을 내리쳐 정신을 잃었다.
-범인 얼굴은 기억나는가.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는 순간 공포감에 휩싸였기 때문에 확실한 기억은 없다.다만 운동화와 조깅복 차림의 청년들이었고 머리가 약간 짧은것 같았다.
-사건 발생 후 또 다른 협박이나 테러위협은 없었는가.
▲사건발생 3일 후인 9일 D일보 사회부 김모 기자를 자칭하는 사람으로부터 『그날 차량을 운전한 사람과 접촉중인데 얼굴을 기억할 수 있는가.
경찰이 병실주변에 배치 됐는가』를 묻는 전화가 걸려 왔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이름의 기자는 없었다. 아마 범인 중 한 명이 확인전화를 한 것으로 생각했다.
-앞으로도 『월간중앙』 칼럼을 계속 쓸 것인가.
▲연재때는 물론 입원중에도 독자들로부터 수많은 격려를 받았다.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 문병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꽃피게 하기 위해서도 글은 계속 쓰겠다. <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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