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는 유화제스처…문민정치 힘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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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설>
지난 73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래 15년 동안 계속돼 온 칠레의 비상사태 해제는 1인 강권통치를 해 온「피노체트」대통령의 임기가 89년에 만료됨에 따라 앞으로 군정을 계속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국민투표에 앞선 유화 제스처로 보인다.
육군참모총장·3군 총사령관·대통령이라는 세 가지 독점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피노체트」는 지금까지 실질적 견제 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군사평의회를 장악해 오고 있다.
군사평의회의 정권이양 절차에 따르면 육·해·공군사령관과 경찰총감 등 4명의 만장일치로 대통령 단일후보를 선출, 가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오는10월초 실시된다.
군부가 내세운 후보가 낙선하면 90년 의회선거 때 대통령선거를 공개적으로 실시하지만 군 추천 단일후보를 낙선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칠레국민 67%가 문민정치로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으나「피노체트」가 89년 이후에도 계속 집권하리라고 보는 사람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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