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오른 문성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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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세계 챔피언이 돼 더욱 기쁩니다. KO로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84년 LA올림픽 때 8강 전에서 눈 부상으로 도중 탈락하는 비운을 겪은 문성길은 이후 85년 서울 월드컵 우승과 86년 리노 세계 선수권 대회, 그리고 서울 아시안 게임을 연달아 석권, 세계의 주먹임을 입증했다.
경량급 복서이나 웰터급 정도의 펀치력을 갖고 있는 문은 서울 올림픽까지 출전하는 문제로 고민해 오다 86년12월 프로로 전향했다.
88 프러 모션으로부터 7천만원이라는 국내 최고 스카우트비를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문은 6연속 KO승의 전승가도를 질주 해 왔다.
경량급의 황금체급인 밴텀급에는 중남미 등에 강자가 즐비하다. 이 때문에 문성길이 롱런을 위해서는 안면 공격을 위주로 한 단조로운 공격 스타일에서 벗어나 몸통 공격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을 익히는 것이 시급하다.
문은 중·고 시절 장거리 육상 선수였기 때문에 체력 안배나 체중 조절에는 무리가 없어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만 고친다면 충분히 장수할 수 있다는게 권투계의 중론.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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