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편향정책 궤도수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한정책개선을 중심으로 한 사회당의 변신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남아있다. 일본의 제1야당으로서 한반도정책에서 변신을 보이지 않으면 사회당이 유권자들로부터 더욱 괴리되고 국제사회에서 「돈키호테」로 취급당하는 절박한 사태를 맞기 때문이다.
13일 발표한 「도이」 위원장의 특별담화는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선언으로부터 대한개선에 나실 용기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담화는 형식상 일본정부에 대해 남북한분단의 바탕을 조성한 식민지 지배를 청산하라고 주장하면서 사회당이 남북통일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음을 강조하고있다.
「도이」씨의 특별선언이 한국을 정식국명으로 호칭하고 일본 국회 및 정부에 대해 대 남북한의 공평·공정한 입장을 촉구한 것을 두고 이것을 사회당의 한국을 인정하는 당론이라고 보아야하는데는 이론이 많다. 사회당은 한국을 국가로서의 존재를 무시하고 한국과의 교류를 금지하는 정책을 표방해 오다가 최근에 일부의원의 방한 등 이를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움직임을 보였을 뿐 당 공식기구에서 한국에 냉소적이었던 과거의 정책을 공식적으로 번복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근 사회당의 「한국과의 우호·교류에 관한 프로젝트」는 한국 민정당의 한승수 의원 등으로부터 사회당의 대한정책에 대한 비판을 스스로 귀담아 듣고 「반성」의 움직임이 뚜렷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좌파그룹이 사회당의 핵심을 잡고있기 때문에 『과거 사회당의 대한정책이 잘못되었다』는 당론이 나오기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12일 「도이」씨와 장시간 회담한 공화당의 김종필 총재는 『사회당이 전혀 새로운 인식으로 한국에 접근하고 있으므로 이를 한국을 인정하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회당의 남북한 중개역할은 한국무지의 현 상대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북한 대변인 역할」에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변신하기까지에는 당내 우파의 활동이 적극화 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되어야 하며 한국의 실상 및 북한 수뇌부들의 사고가 왜곡되지 않은 채 전달될 수 있는 신뢰가 구축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사회당 내 복잡한 파벌 때문에 공명심으로 남북한 문제를 다룰 경우 오히려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동경=최철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