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채광 체조장|방음·방열에 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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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건축비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세계 최초로 자연 채광식 지붕으로 건축된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SLOOC)에 따르면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은 당초 특별한 실내 조명등을 켜지 않고도 경기진행 및 TV중계가 가능하도록 신소재인 파이버 글라스를 이용, 특수지붕을 설치했으나 자연광 투사에 의존한 TV중계시 고화질의 방송중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이미 지적된 데이어 이번에는 방음·방열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조경기는 경기 특성상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할 경우 고도의 정신집중이 요구돼 관중들의 함성은 물론, 외부적인 소음차단이 필수적이지만 올림픽체조경기장은 지붕자체가 방음이 제대로 안 돼 경기장 상공에 헬기나 비행기가 지나가더라도 엄청난 소음이 들려올 뿐 아니라 특히 비가 내리면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커 경기나 관람에마저 지장을 줄 정도
라는 것.
또 지붕자체가 태양열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냉방시설을 풀 가동하더라도 2층 스탠드는 한증막을 방불케 하고 있어 이번 한·소 국제친선체조대회에 참관한 관중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
자연채광을 이용한 TV중계의 경우 이번 올림픽 때는 특별히 자연광 차단시설을 갖춰 별 문제가 없지만 평소 지붕자체에 낀 먼지로 인해 자연광이 제대로 경기장내에 투사되지 못하고 있어 올림픽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기진행 시 실내조명 점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SLOOC는 이에 따라 대회기간 중에는 올림픽공원 상공에 일체의 비행을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으나 만일 비가 내릴 경우는 이렇다할 대비책이 없으며 특히 쾌적한 실내온도 유지에 관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어 고심하고있다.
SLOOC의 한 관계자는 『파이버 글라스를 이용한 에너지·건축비 절감은 이론상 획기적인 것이지만 운영 및 관리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점을 고러치 않은 것이 실책』이라고 지적하고 올림픽 이후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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