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을 시 갖기 운동' 펼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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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문단 직책에 연연하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시인협회는 젊을 때부터 뜻을 품었던 곳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한국시인협회(이하 시협) 총회가 열린 25일 오후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이날 총회에서 제35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시인 오세영(64.서울대 국문과 교수)씨의 각오는 다부졌다. 청사진은 거창했고 계획도 구체적이었다. 사연이 있었다. 그의 시인 인생은, 시협과 늘 함께였기 때문이다.

"1968년 당시 시협 회장이었던 박목월 선생님의 추천으로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6년간 시협 간사로 일했어요. 86년 김춘수 시인이 회장이었을 때는 사무국장을 맡았고, 6년쯤 전엔 시협 심의위원장도 했지요. 나의 시인 인생 40년은 시협의 40년이었습니다."

그가 제시한 시협의 앞날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시협 운영과 관련해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 것이다.

"국토사랑.생태사랑.인간사랑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통일을 지향하며 역사왜곡 문제에 적극 나서는 시협을 만들 것이고, 환경을 사랑하는 시협을 만들 것입니다. 또 '내 마을 시 갖기 운동'을 펼쳐 시 보급 운동에도 앞장설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그가 털어놓은 계획은 많았다. 수목원.늪지대에서의 생태시 축제, 태백산 정상에서 산정시 축제 등 여러 행사와 시 엽서 운동, 명상의 숲 건설 등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안 등을 잔뜩 쏟아냈다.

오 회장은 "문학인생의 마지막을 시협에 바친다는 생각으로 일하겠습니다"라고도 했다. 1957년 창설된 시협은 현재 1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시인단체다. 회장 임기는 2년이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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