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업체들 '공짜 수리' 마케팅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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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자동차업체들이 내세우는 무상보증(워런티)조건은 조금씩 다르다. 보증 기간을 차별화해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업체 가운데 무상보증 기간이 가장 길다.

무상보증 대상은 크게 엔진.변속기 등 동력장치(파워트레인)와 일반부품(소모성부품 제외)으로 나눠진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자동차 품질이 좋아지면서 무상보증 기간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판 국산차량은 엇비슷=현대차는 1998년부터 미국에서 동력장치에 한해 '10년.10만마일' 무상보증을 시작해 성공을 거뒀다. '값은 싸지만 품질은 신뢰할 수 없다'는 당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꿨다. 당시 사내 일각에서 "보증수리의 비용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했지만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5만대를 팔았다. 사상 최대 판매량이다.

일본 스즈키자동차는 2003년부터 이런 현대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현대차의 무상보증 혜택을 받으려면 신차를 사야 한다. 중고차는 안된다. 현대차는 신차를 구입하고 5년 이상 차량을 계속 보유하는 경우가 50%도 안 된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이같은 무상수리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무상보증 조건을 '3년.6만㎞'로 좁혔다. 국내 시장점유율 50%가 넘어 보증기간을 무리하게 늘려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동력장치 '3년.6만㎞', 일반부품은 '2년.4만㎞'를 무상보증 한다. 단지 기아차는 로체.쎄라토 판촉을 위해 무상보증 기간을 '5년.10만㎞'로 늘렸다. 기아차는 보증기간을 독일 월드컵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6월까지 판매한 차량은 보증기간이 5년.10만㎞로 확대된다. 르노삼성차는 동력장치 보증기간이 '5년.10만㎞'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좋다. 방청(부식방지)보증도 한다. 표면부식은 3년, 차량에 구멍이 나는 관통부식은 5년이다.

수입차 천차만별=독일.미국.일본 등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동력장치 무상보증 조건이 '7년.11만500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신차 구입 후 1년 이내에 수리비가 차량 가격의 20%가 넘는 사고를 당할 때 새 차로 바꾸어 주는 '신차교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BMW코리아는 출고 후 최초 2년 동안은 주행거리에 관계없이 소모성 부품 외의 차체 및 일반 부품에 대해 보증 수리를 해준다. 파워트레인은 '3년.6만㎞'다.

이 회사는 중고차에도 보증 프로그램을 적용한다.'5년.10만㎞' 이하의 중고차를 사면 1년간 무상수리를 해준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은 무상보증 기간은 3년이지만 주행거리는 무제한이다. 엔진내구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에 주행거리 무제한을 도입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배기가스 관련부품 '5년.8만㎞'로 차별화하고 있다. 도요타.혼다.닛산의 무상 보증은 '4년.10만㎞'로 같다. 닛산 인피니티가 집에서 100㎞ 이상 여행할 때 차량 결함으로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교통편과 숙박시설을 무료(1인 기준)로 제공하는 점이 다르다.

이밖에 포드.푸조.캐딜락.사브(2006년부터)는 '3년.6만㎞'로 모두 같다. 재규어.랜드로버는 '3년.10만㎞' 워런티를 해준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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