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코미디극장" 의욕 비해 결과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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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M-TV가 3일 밤 방영한『MBC코미디극장-스키강의 두 남자』는 짧은 촌극형식의 코미디를 탈피, 일관된 줄거리 있는 코미디드라마를 지향했으나 결과적으로 서투른 3류 드라마이상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독일작가「츠바이크」의 원작을 우리 현실에 맞게 각색한『스키장의 두 남자』는 지금까지 몇 개의 유행어를 반복 사용해 웃음을 유발하던 코미디의 풍습에서 멀리 떨어졌다는데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그러나『스키장의 두 남자』는 정통 코미디라고 보기에는 작품전체를 끌고 가는 풍자와 해학이 부족했고 줄거리를 하나의 주제로 형상화해내는 기법과 주제의식이 부재했다.
이 작품이 외형적으로만 코미디로 남게 된 것은 우선 출연진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특유의 유행어를 사용하지 못한 코미디언들은 딱딱한 막대기 같았고 함께 출연한 탤런트들은 배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결여된 채 스스로가 코미디에 출연했다는「인식」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코미디언과 탤런트라는 서로 다른 결의 연기형태가 따로따로 놀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코미디에서 중요한 재치와 기지가 모자라 작품자체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빠른 줄거리 전개와 재치 있고 따끔한 대사로 극을 이끌어가지 못한데서 이 작품은 학예회의 연극수준밖에 되지 못한 것.
재벌 2세와 가난한 청년이 한 호텔에 묵게되면서 일어난 헤프닝을 다룬『스키장의 두 남자』는 또 있는자와 없는 자의 갈등을 희화한 것이기보다 결국은 있는자의 자기 반성과 없는 자가 착한 심성 때문에 일자리를 구한다는 웃기지도 않은 얘기를 지루하게 보여주고 말았다.<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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