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태평양서 대규모 훈련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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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6~8월 태평양에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해상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게리 러프헤드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 오찬장에서 "미군은 올 여름 4개 항공모함 함대를 동원해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4척의 항공모함 외에 수십 척의 구축함, 공격용 잠수함, 보급함 등이 참가한다. 또 대서양에 배치된 일부 함정도 동원될 예정이다.

태평양함대 측에 따르면 미군은 6월부터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미군은 두 차례에 걸쳐 자체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 다음 호주.칠레.일본.한국.페루 등 8개국과 함께 하와이 인근에서 합동군사훈련인 림팩(RIMPAC)을 실시할 계획이다. 림팩은 태평양 연안국 해군 간의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1990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2년마다 실시되고 있는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이다.

미군의 이번 해상훈련은 최근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태평양에서 10여 년 만에 대규모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8월 한국에 인접한 중국의 산둥반도와 황해에서 육.해.공군과 공수부대, 해병대, 병참부대 등 약 1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러프헤드 장군은 이번 훈련과 관련, "미국의 약화를 기도하는 측에 억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이달 초 발표된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에서 "중국이 국방비 지출을 계속 늘려가고 있으며 장차 미국의 가장 큰 군사 경쟁국이 될 것"이라며 중국을 최대 잠재 위협국으로 꼽았었다.

한편 러프헤드 사령관은 올해 말에 탄도 미사일 방어를 위해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실로'호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동해에 구축함 실로호를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98년 8월 사거리가 최고 2000㎞에 이르는 대포동 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한 바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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