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자유지수 7단계 상승…북한은 180개국 중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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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6일 발표한 ‘2017 세계 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도는 63위로 지난해보다 7단계 상승했다.

RSF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인 언론의 활약을 순위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RSF는 “2016년 일련의 정치스캔들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파면됐다”며 “이는 언론이 여전히 정치적으로 독립적이고, 국가기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지 않을 때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6일 발표한 2017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2017 World Press Freedom Index) 그래픽. [사진 RSF 홈페이지]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6일 발표한 2017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2017 World Press Freedom Index) 그래픽. [사진 RSF 홈페이지]

하지만 RSF는 한국 내 언론의 자유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 이유로 ‘양극화된 언론 환경’과 ‘언론의 자기 검열’을 들었다. 특히 “7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명예훼손법이 언론의 자기검열을 부추긴다”며 “국내 주요 이슈인 대북 관계에 대한 토론도 국가보안법이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위는 노르웨이였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 선진국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권에선 대만이 45위로 가장 높았다. 일본은 한국보다 9단계 낮은 72위였다. 중국은 17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러시아는 지난해와 같은 148위를 기록했다.

JTBC 심수미 기자가 최순실씨가 사용하던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JTBC 심수미 기자가 최순실씨가 사용하던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미국과 영국은 각각 2단계 하락한 43위와 40위였다. RSF는 “어떤 점검 작업도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며 “언론 자유가 이렇게 위협받은 적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유세는 떠들썩한 언론 공격 그리고 세상을 탈진실·허위·가짜뉴스로 내모는 반(反)언론적 담론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북한은 조사대상인 180개국 중 꼴찌였다. RSF는 “북한의 유일한 공식 뉴스 자원은 조선중앙통신뿐”이라며 “전체주의 정권은 해외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들을 수용소에 가두는 등 주민들을 외부 정보로부터 고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매년 비정부기구·현지 언론인·인권운동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점수를 산출해 세계 언론자유지수와 순위를 발표한다. 점수에 따라 ‘매우 좋음(흰색)’, ‘좋음(노란색)’, ‘문제 있음(주황색)’, ‘나쁨(빨간색)’, ‘매우 나쁨(검은색)’ 등 다섯 범주로 나뉜다. 점수가 작을수록 언론자유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조사항목은 언론의 다원성·독립성·언론환경과 자기검열 여부·투명성·인프라 환경·입법적 장치·폭력 등 7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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