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것이 2005 최고 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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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05년 최고의 묘수로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5국에서 최철한 9단이 이창호 9단을 상대로 둔 '코붙임 수'가 선정됐다. 2005년을 빛낸 묘수 1, 2, 3위는 한국기원이 프로기사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해 월간 바둑지 2월호에 발표했다. 이중 최철한의 묘수는 난국을 극복하는 절호의 한 수였다는 점, 제2.제3의 묘수가 이어진다는 점, 2대2로 팽팽히 맞선 큰 승부의 최종국에서 승리를 따낸 결정타가 된 점 등 묘수의 모든 요소를 구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면1=코붙임의 묘수

흑(최철한 9단)은 A로 이어도 B로 끊긴다.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최철한은 흑1의 코붙임 수로 불행을 행복으로 바꾼다.

#장면2=축을 기어나가다

백 두점은 축도 장문도 되지 않는다. 살아있는 돌이다. 그래서 이창호 9단은 백1로 끊었다. 흑2엔 3으로 기어나간다. 흑대마가 위기다. 그러나 실은 백이 흑의 함정에 빠져들었다. 흑은 4로 축을 기어나갔는데 이 수가 이창호마저 깜짝 놀라게 한 기상천외의 묘수였다(백A로 몰면 흑B로 석점이 잡힌다).

#장면3=할 수 없이 백1로 꼬부릴 때 2를 선수한 다음 4로 끼운 수가 긴 수순의 결정판이 됐다. 회돌이를 피해 5로 몰자 6으로 석점을 잡은 뒤 10까지 대마를 탈출시켰다. 그러나 아무리 묘수를 두어도 바둑을 지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 판은 선수를 잡은 흑이 12로 하변을 돌파해 불계로 이겼다. 최철한이 묘수를 통해 우승컵을 따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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