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이창호, 10단전 초대챔프 이어 국수전 도전 1국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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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창호 9단(左)이 국수전에서 자신의 천적인 최철한 9단을 격파했다. [한국기원 제공]

'10단'을 따낸 이창호 9단이 다시금'국수'를 향해 한 발 다가섰다. 삼성화재배 패배의 후유증을 담담하게 털어내고 속기 최강 박영훈에 이어 자신의 천적인 최철한마저 연파하며 선전을 펼치는 이창호의 행보가 이채롭다.

이 9단은 2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원익배 10단전 결승 최종국에서 박영훈 9단을 불계로 격파하고 종합전적 2 대 1로 초대 챔프에 올랐다. 근래 각종 속기대회서 우승하며 속기 최강자로 떠오른 박영훈과의 대결인데다 삼성화재배 패배 후 처음으로 갖는 결승전이기에 '이창호 불리'라는 진단이 나돌았으나 이 9단은 깨끗한 역전 KO승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25일엔 최철한 9단의 '국수'타이틀에 도전, 첫판을 불계로 장식했다. 최철한과의 국수전 도전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4년엔 최철한의 도전을 받고 2 대 3으로 패배했다. 2005년 국수전에선 이창호가 도전했으나 0 대 3으로 완패했다. 0 대 3 패배는 이창호가 자신의 바둑 인생에서 처음 맛본 것이었다.

이번에 이창호 9단은 도전자 결정전에서 이세돌 9단을 2 대 0으로 꺾고 도전권을 다시 쥐었다. 그리고 첫판을 이창호가 승리한 지금 이창호 대 최철한의 도전기는 여러 각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창호는 최철한과의 전적이 매우 나쁘다. 지금까지 네 번의 도전기에서 모두 졌다. 지난 10월 마지막으로 치른 GS칼텍스배 결승전에선 먼저 2연승한 뒤 3연패하여 우승컵을 내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적이다. 국수전 2국은 다음달 2일 열린다.

하이라이트

<10단전 결승3국> 흑을 쥔 박영훈 9단이 초반 우세를 잡았으나 우하 쪽에서 그만 위기를 맞이했다. 흑▲로 몰아 타개를 시도할 때 백1,3이 이창호 9단의 강타. 흑A 는 B로 씌운다. 이 9단은 이
곳 흑대마를 전멸시키며 역전승했다. 154수 백 불계승.

<국수전 도전1국> 이창호 9단의 흑1이 신수 (전엔 8로 젖혔다). 중요한 결승전에서 신수를 구사하며 대세력을 쌓는 이창호 9단의 모습이 자못 태평스럽다. 이 판은 대부분 강자들이 백 우세를 점
쳤으나 특별한 변화없이 흑이 이겼다. 185수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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