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템스강에 100년 만에 돌고래 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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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고래가 20일 런던 템스강에 나타났다. 뒤쪽이 영국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이다. [런던 AP=연합뉴스]

영국 런던 템스강으로 흘러들어와 많은 관심을 모았던 새끼 고래 한 마리가 구조요원들에 의해 바다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에서 떼지어 다니는 청백돌고래종 한 마리가 런던시를 관통하는 템스강에서 목격된 것은 20일 오전. 길이 5m, 무게 4t의 새끼 고래가 템스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것이 발견됐다. 영국 언론과 런던 시민들은 "템스강에 고래가 나타난 것은 거의 100년 만에 처음"이라며 흥분했다. 방송은 고래가 템스강을 헤엄치는 모습을 중계했고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강 주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고래가 병들어 길을 잃었거나 먹이를 쫓다 실수로 길을 잘못 들어 강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다 쪽으로 되돌리려는 구조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계속 강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 템스강변에 있는 국회의사당 근처에까지 이르렀다. 구조대는 보트로 고래를 포위한 뒤 바지선으로 옮겼다. 하지만 고래는 바다에 놓아주기 위해 템스강 하구로 옮기던 중 숨을 거두었다. 구조 때 받은 스트레스와 장시간 물 밖에 노출된 것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가디언지는 구조 작업에 10만 파운드(약 1억7300만원)가 들었다고 전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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