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성패 민주화와 직결|「88과 세계」토론회…학계·언논계 발표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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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8서울올림픽 토론회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서울올림픽과 세계」 라는 주제로 열렸다.
범민족올림픽 추진중앙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 토론회에는 송복 (연세대)씨등 교수 5명, 김창태(중앙일보편집국장대리)씨등 언론인 4명이 주제발표자 및 토론자로 참가하고 사회는 노재봉 (서울대교수) 씨가 맡았다.
다음은 주제발표와 토론요지.

<송복교수>
88서울올림픽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이며 우리 민족국가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에 대한 전망을 국가발전 기여적 측면과 부작용으로 나누어 본다.
기여적 측면에서 첫째는 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지구촌의 변방으로 남아있다. 20세기 이전은 중국중심에서, 또 20세기 전후 1백년은 서양중심에서 더욱 철저하게 변방의 주변국으로 전락해 왔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해서 적어도 대회기간 동안 한국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특히 중심에 한번섰다는 사실과 사건 그 자체가 센터-이미지화해서 한국에 국내외적으로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다 주게될 것이다.
특히 대내적으로 한국이 더 이상 세계역사발전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그 발전을 주도해나가는 독립변수, 즉 주체국이라는 의식을 자신있게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 서 각 진영국가의 서울올림픽참가로 이데올로기의 조화도 기할수 있게될 것이다.
한국은 현재 외부에서 주어진 이데올로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부조화 상태, 더 나아가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돼왔다.
그러나 올림픽으로 인한 쾌락주의, 소비풍조의 만연가능성과 사회개방에 따른 외제선호경향 증가, 심지어는 남의 나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존적·자만적 배타주의의식의 등장가능성은 미리 경계해야 할것이다.

<김창태 중앙일보편집국장대리>
서울올림픽에 대한 외국의 시각은 6·29선언으로 급격히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국내정세의 급박한 위기감 조성으로 88올림픽의 개최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했으나 한 순간에 모든 의구심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같은 외국의 시각변화는 아직도 유보적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외국의 긍정적 시각에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돼 갈 것인가를「지켜보고」 있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서울올림픽이 진정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한국을 찾을 외국 선수·임원들이 안심하고 올림픽에 참여하겠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나락의 순간에서 비상의 단계로 접어든 한국의 민주화는 마땅히 적극적으로 진행돼야하며 이같은 확실한 민주화로의 발전이 올림픽의 성공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서울올림픽도 경기의 성공적 운영에 못지 않게 재정적으로 성공해야하며 따라서 외화내빈보다 알차고 건강하고 후유증이 없는 대회가 돼야할 것이다. 알찬 올림픽이란 한국이 한국 다운 올림픽을 치르는데 있다.
아직도 올림픽은 15개월 남았다. 이기간 동안 우리가 지혜롭게 행동해 민주화에 성공해야만 올림픽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모두가 공유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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