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여름 밤' 홈런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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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꽃송이처럼 외야 펜스 너머로 흰 점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식히는 홈런, 홈런, 홈런…. 삼성의 홈런파티가 대구구장을 눈부시게 수놓았다.

삼성은 30일 대구 롯데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린 브리또(사진)를 비롯, 6명의 타자가 7개의 홈런을 쳐 올 시즌 현대가 기록한 한 경기 한 팀 최다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의 홈런쇼는 1-0으로 앞선 2회말 김한수의 2점 홈런으로 시작됐다. 삼성은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2루에서 양준혁의 3점 홈런, 1사후 강동우와 진갑용의 연타석 1점 홈런이 이어지며 8-0으로 달아났다. 2사후 박한이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보태 9-0이 됐다.

9-2로 앞선 4회말 2사2루에서는 브리또가 2점 홈런을 때렸다. 브리또는 7회 솔로홈런을 추가했다.

홈런공장이 된 롯데 투수진이 홈런 1위 이승엽을 비롯, 슬러거 마해영에게 홈런을 내주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올 시즌 팀 홈런 1백45개를 기록 중인 삼성은 1999년 해태가 세웠던 한시즌 팀 최다 홈런(2백10개)을 갈아치울 기세다.

삼성은 가공할 대포의 위력을 앞세워 롯데를 13-7로 꺾고 선두 현대와 2승차를 유지했다. 삼성 선발 전병호는 5이닝 동안 10안타, 6실점하며 겨우 버텼으나 대량 득점으로 어깨를 가볍게 해준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롯데는 홈런 1개를 포함, 12안타를 쳤으나 삼성타선의 무게를 버텨내지 못했다. 11연패에 빠진 롯데는 올해 개막전 이후 기록했던 시즌 최다 연패 기록(12연패)을 또다시 눈앞에 두게 됐다.

두산은 잠실 한화전에서 0-0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주장 김민호가 끝내기 좌전안타를 때려 1-0으로 이겼다. 기아에서 옮겨온 두산 선발 키퍼는 9이닝 동안 2안타, 6삼진의 빼어난 투구로 두산에서의 첫 승을 감격의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광주=이태일 기자,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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