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자신감'이 아름답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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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애슐리 스튜어트`는 플러스 사이즈 흑인 여성을 모델로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위기에 놓였던 이 업체의 CEO를 맡아 부활에 성공시킨 제임스 이 씨. [애슐리 스튜어트 제공]

'걱정마세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가 두 번이나 파산했던 플러스 사이즈 여성복 업체를 부활시킨 한인 CEO의 성공담을 조명했다. 1990년대에 한창 잘 나가던 의류업체 '애슐리 스튜어트(Ashley Stewart)'는 2000년대 들어 문어발식 확장에 경영부진, 지루한 디자인 등이 겹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급기야 2010년, 그리고 2014년에 각각 파산 신청을 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회사 인버스그룹은 한인 1세 제임스 이씨를 회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이씨는 역발상을 했다. 그동안 무성의한 패션 일색이었던 플러스 사이즈에 화려한 색을 입혔다. 평범한 디자인을 고급스러우면서 현대감각에 맞게 바꿨다.

정리해고도 단행했다. 1800여 명의 직원을 1000명으로 축소했고, 지점도 100개를 닫았다. 대신 웹사이트를 멋지게 업그레이드했다. 또 4~6주 간격으로 계속해서 새 디자인 옷을 공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700만 달러 적자를 내던 회사는 단숨에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씨는 성공 요인으로 "자신감, 다양성, 인스타그램"을 꼽았다.

"우리는 '플러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옷의 가격이 적당하면서 유행에 빠르고, 입으면 기분좋은 의류를 만듭니다."

이씨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수재지만 법조계에 진출하지 않고,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첫직장을 잡았다. 2년 동안 교편을 잡은 뒤 재무 분야로 방향을 돌려 현재에 이르렀다. 애슐리 스튜어트는 패션계에서 가장 무시받던 플러스 사이즈 흑인 여성이 주 고객이다. 그래서 이씨는 이 회사에 더 애착이 갔다.

그는 "처음에 왔을 때 애슐리 스튜어트는 최악이었다. 그런데 점차 애정을 갖게 됐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며 "어머니는 영어를 못해서 주류 상점에 가면 항상 불편해했지만 한인 상점에 가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애슐리 스튜어트가 흑인 여성들에게 그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미 의류업계에서는 이처럼 플러스 사이즈 의류와 모델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 6월 플러스 사이즈 고객을 전문으로 하는 JC 페니에 판매할 운동복을 제작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사람마다 다른 스포츠 브라 사이즈' 캠페인을 진행하고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최초로 기용했다.

플러스 사이즈 의류 시장은 향후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여성의 평균 키는 5피트 3인치에 몸무게 166파운드다. 허리 사이즈는 37.5인치. TV에서 본 모델들과 한참 차이가 있다.

미국인 여성의 비만 비율은 1988년~1994년에 25.5%, 과체중 비율은 51.4%를 기록했다. 2011~2014년에는 각각 38.1%와 66.2%까지 증가했다. 플러스 사이즈 패션이 도래한 이유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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