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원맨쇼'…'미네이랑의 참극' 잊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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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 [로이터=뉴스1]

“‘미네이랑의 참극’은 잊어라.”

2년전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게 1대7로 패하며 치욕을 맛봤던 브라질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선봉장은 ‘에이스’ 네이마르(24·바르셀로나)였다.

네이마르는 전반 26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골문을 갈랐다.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주도한 것 역시 네이마르다. 그는 경기장 좌우를 오가며 적진을 흔들고 송곳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후반 중반 동점골을 허용하며 위기가 찾아왔다. 네이마르를 비롯한 브라질 공격수들이 쉴새없이 독일 진영을 파고 들었지만 단단히 잠긴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연장전에서도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지만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졌다. 연장 후반에 접어들자 절뚝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득점없이 연장 전후반이 끝났고 승부는 피말리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독일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팀 모두 4번째 키커까지 승부차기에 성공하며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계속됐다.

독일의 5번째 키커 닐스 페테르센의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에게 막히자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 관중의 시선은 네이마르에게 향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공 앞에 선 네이마르.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문을 갈랐고 홈팬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올림픽과의 악연이 끝났기 때문일까, 네이마르는 경기장에 주저 앉아 눈물을 쏟았다.
네이마르는 조별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에 그치며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온두라스와의 준결승전에서 4개(2골 2도움)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안팎의 비난을 잠재웠다.

2년전 브라질 미네이랑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참패한 ‘미네이랑의 참극’을 떠올리며 그를 비난하던 홈 팬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네이마르를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5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릴 만큼 세계 최강이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이후로 12회 출전했으나 은메달 3개, 동 2개로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4년 전 런던 대회에서도 네이마르를 앞세워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멕시코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브라질은 이번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네이마르를 선발해 주장 완장을 채웠다. 자국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네이마르의 ‘원맨쇼’ 덕분에 브라질 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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