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선 딸기가 한창|제3차 남북 경제회담 열리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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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회담장>
○…2O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남북경제회담은 상오10시 정각 양측에서 수석대표를 선두로 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양측 수석대표가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 양측 수석대표들은 처음 날씨 얘기로 분위기를 이끌어갔는데 우리측 김기환수석대표가 『날씨가 상당히 더워졌다. 평양은 어떠냐』고 묻자 북측 이성록단장은 『어저께 평양의 낮12시 온도가 28도였다』 며 『이것은 예년보다 5∼6도가량 높은것』 이라고 응답. 북측 이단장이 『요즈음 딸기가 한창』 이라고 하자 김수석대표는 『남쪽에서는 비닐온상이 있어 딸기를 연중 먹을수 있고 이제는 한물 갔다』고 대답. 그러자 북측 이단장은 『우리는 6월부터 9월까지 사과·앵두·배·양벚 등 매달 새 정과 (과일을 뜻하는 듯)를 먹는다』고 소개.
김수석대표는 이어『지난 서울 적십자회담때 북측자문위원 몇명을 만났는데 그분들도 경제회담이 잘 진행되기를 바랐었다』고 소개한 후 『그분들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 그러자 북한측 이단장은『나도 그분들을 통해 안부를 전달받았었다』며 고맙다고 인사.
○…회담은 우리측 김수석대표가 1차회담에서 합의에 따라 회담을 비공개로 하자는 제의에 북측 이단장이 동의해 비공개로 진행. 김수석대표는 회담을 시작하면서 『발언내용을 정확히 하고 피차 받아쓰는 시간을 절약키위해 우리는 기조연설문을 문서로 만들어 전달하겠다』고 말한 뒤 연설을 끝내고 연설문을 횐봉투에 담아 북측에 전달. 북측은 이날 별도의 발번문을 준비하지 않아 회담이 끝날 무렵에서야 이단장이『우리측 주장이 담긴 것이니 돌아가서 잘 읽어보라』며 뒤늦게 문서를 전달. 이에 김수석대표는 『이문서에 지난 2차회담때 북측이주장한 것과 다른 내용이 들어있느냐』고 묻자 이단장은『수정한 것은 없고…』 라며 2차회담때 자기들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적은 문서를 건넸다. 김수석대표는 『회의가 있을때마다 내용에 대해 수정도 있고 발전도 있어야지요』라며 성의를 촉구했으나 이단장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드리는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회담은 4차회담 날짜를 별문제없이 순조롭게 9월18일로 정하고 상오11시36분쯤 종료. 북측 이단장이 다음 회담 날짜를 8월7일로 제의했으나 우리측 김수석대표가 『 「적십자회담」도 있고 「국회회담」「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상호방문을 위한 실무 접촉」등이 7∼8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9월18일이 어떠냐』고 수정제의한데 대해 북측이 이를 수락.
○…회담이 끝난 직후 북측 이단장은 판문각앞에 서서『3차회담에서는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하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구성키로 양측이 의견일치를 보았다』며 회담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 이단장은 회담중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추진과 부총리급을 공동위원장으로하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 대한 합의서를 채택키로 했다는 발표문안에 동의한것과는 달리 막상 기자회견 때는 물자교류와 경제협력문제는 알맹이를 빼 버린 채 기구설치에 합의했다는 내용만을 발표한 것.
이단장은 또『이번 회담은 비교적 성과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그것은 2차 회담 때 우리가 제기한 내용에대해 남측이 이해를 표시했다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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