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민·근로자 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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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란-이라크전이 19일 하오 9시(한국시간 20일 상오 2시) 이라크 측의 이란 영공에 대한 전쟁구역 선포 발효로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게 되자 현지 주재 한국 공관들은 교민과 건설업체 근로자들의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란 수도 테헤란 주재 한국 대사관의 윤종곤 영사는 20일 상오 본사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4백50명의 교민과 1천7백여 명의 건설업체 근로자들은 모두 안전하며 20일부터 시작되는 회교 신정휴가를·맞아 대부분 안전지대로 피신해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4면>
윤영사는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 건설업체 현장마다 방공호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으며 사태가 악화되는 경우 육로 등 가능한 방법을 통해 제3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측의 전투기들이 이미 4∼5차례 테헤란 상공을 공습했다고 전하면서 19일까지 수천 명의 외국인들이 이란으로부터 철수하느라 테헤란 공항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이창범 총영사는 『이번 전투로 바그다드에서 바스라 항으로 통하는 도로가 끊겼으며 전화통화도 되지 않고 있으나 한국 건설업체들의 현장은 대부분 전투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20일 바레인을 경유, 바그다드까지 운항하는 KAL 867 편을 바레인까지만 단축 운항하기로 했다.
KAL 관계자는 KAL 867편의 바그다드 행 승객에 대해서는 바레인에서 이라크 항공소속 항공기로 바꾸어 타거나 육로를 이용해 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체>
20일 낮 12시 현재 인명 피해는 없다.
지난 11일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이라크 바스라 지역 하수처리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1백 명이 남쪽으로 35km 떨어진 바크르로 철수했다. 현대는 바스라 공사현장에 현장 감시요원 21명을 남겨놓았으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들도 철수시킬 계획이다.
현대는 만일 바크르 지역도 안전에 위협을 받을 경우 버스를 이용, 현지 한국인들을 쿠웨이트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정우개발이 시공 중인 이라크 데루반리칸 변전소 공사장에 지난10일 유탄이 날아와 폭발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직후 근로자들은 이라크의 키루쿠크 외곽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란-이라크에는 11개 해외 건설업체가 진출, 43개 현장에서 1만3천9백74명이 공사를 하고 있다.
이란에는 대림·대우·신화건설 등 3개 업체가 진출, 1천7백35명이 9개 현장에서 3억6천8백만 달러 어치의 공사를 하고있다. 이라크에는 현대· 삼성· 대림·한양· 정우개발·동아·공영·남광토건 등 8개 업체 1만2천2백39명이 바스라 등 34개 현장에서 19억3만 달러 어치의 공사를 시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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