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 떠난 자리 내가 채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한 한국여자농구의 '간판' 정선민은 지금 시애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짊어진 정선민의 부진 못잖게 빈자리가 커진 국내 농구도 문제다.

10일 개막하는 여름리그에서는 새로운 스타가 떠올라 정선민의 공백을 메우고 농구 팬들의 가슴에 불을 댕겨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신인급 선수들의 분발이다. 금호생명의 곽주영.박은진 등 젊은 농구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유망주들이 맹활약하면 여자 코트에 활기가 더해질 것이다. 겨울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당찬 플레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우리은행의 서영경 역시 여름리그를 통해 반짝 스타에서 차세대의 주역으로 변신해야 한다.

금호생명의 신동찬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겠다"고 다짐해왔다. 신감독은 삼천포.대전 전지훈련에서도 곽주영과 박은진을 개인지도하며 공을 들였다고 한다. 정윤숙.한현선 등 노련한 선배들이 잘 이끌면 신생 팀이면서도 노장 팀 소리를 듣던 금호생명의 팀 컬러가 달라질 수 있다.

신인급 선수는 초반에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서영경은 겨울리그 막판에야 빛을 뿜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만약 신인들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엔 기존의 베테랑급 선수들이 두배의 짐을 지고 달려야 한다. 리그가 신인 돌풍으로 가느냐, 베테랑의 자존심 싸움으로 가느냐에 따라 리그 판도도 달라진다.

신인 돌풍은 순위 경쟁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간판급 멤버에 의존하는 리그는 예측 가능한 전력 서열에 의해 순위가 정해지기 쉽다.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여름리그는 권좌 탈환을 노리는 삼성생명이 우리은행과 경쟁하는 형국이다. 두팀이 2강, 신세계.국민은행.현대가 3중, 금호생명이 1약이라는 것이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