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입시] “재미있는 교재·수업 통해 학생의 호기심 자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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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들이 분자 구성 원리에 대해 실험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수학·과학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초·중·고교에선 수학·과학에 흥미를 잃어가는 학생이 늘고 있다. 포기할 수 없는 수학.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지난달 초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에서 강연한 이스라엘 영재교육 기관인 엑설런트 교육센터(ICEE)의 쓰비 샬렘(Zvi Shalem) 연구원에게 해법을 물었다. 그는 엑설런트 교육센터에서 영재 교육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사를 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영재교육 전문가에게 듣는 수학 공부법

쓰비 샬렘은 “질문과 토론으로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한 경험을 맛본 학생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며 “학생이 수학 수업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수업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풀이 위주로 진행되는 수학 수업방식에서는 수학을 기피하는 학생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교재를 제작해야 한다”며 “엑설런트 교육센터에선 교사들에게 토론뿐만 아니라 놀이·게임 같은 재미있는 방법으로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교수학습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이친구나 교사와의 교감을 통해 교과서 이상의 많은 것을 배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은 친구들과 또는 선생님과의 유익한 대화를 통해 교과서에 알려주지 못하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며 “그렇게 배운 학생은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풀이 방법을
보면 큰 흥미를 갖고 문제 해결에 파고든다”고말했다. 그는 이어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식이 학생의 문제 해결 능력은 물론 창의성까지 촉진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라
고 덧붙였다. 다방면 독서가 수학 실력 향상에 도움 질문·토론 이외에도 다방면에 걸친 독서도 수학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집만 푸는것보다 수의 원리, 수학의 역사 등을 차분히 독서하고 이해한 학생은 문제 속에 숨어 있는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는 데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쓰비 샬렘의 설명이다. 그 역시 수학 역사에 대한 독서를 계기로 수
학에 푹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독서를 통해 수학이 과학·문화·예술 등의 다른 분야
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학에 더욱 깊은 호기심과 애정을 갖게 됐다”며 “이는 곧 수학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토론·질문 위주 학습으로

다양한 해법 찾다 보면

창의적 해결 능력 길러져

수학을 단순히 숫자로 보지 않고 ‘수학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으로 확대해 보면 세상을 바
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성적이나 입시 같은
외적 목표에 맞춰 수학을 공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수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복잡해지고 심화되는 학문이다. 따라서 학습자의 내적 동기가 활발해야 수학 학습을 꾸준히 파고들어갈 수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도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즐기라고 가르친다. 그는 “당장 수학 시험에서 낮은 성적을 받아도 그 자체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새롭게 배우는 기회로 여기는 학습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학은 일련의 규칙이 아니라 창조에 가깝다”며 “새로운 증명을 시도하면서 얻어지는 풍부한 직관이 진짜 수학 실력의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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