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지금이 알맞은 시기|사고 파는 요령…전문가들에 들어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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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동산경기가 긴 잠에 빠지자 집을 사는 쪽이나 파는쪽 모두 오랫동안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사는 쪽은 집값이 더 내려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있으며 파는 쪽은 떨어진 집값이 좀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계산에서다. 아파트·단독주택 등 집을 사고파는데는 실기를 해서는 안된다. 집을 사는데는 지금이 좋을때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하면 내년에 아파트를 팔면 값을 더받을수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이야기는『집은 다소 서운한 값에 팔고 살때는 약간 비싸게 사는 법』이라고들 한다. 부동산관계 전문가들을 통해 의견을 모아보았다.
요즈음 단독주택은 물론 아파트도 안팔리고 있다. 값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25%가까이 떨어졌다.
복덕방에는 매물만 쌓였을뿐 찾는이가 없어 거래가 거의 중단상태다.
건설업체·부동산학교수·주택사업협회 및 부동산소개업자들은 현재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어 시세가 바닥을 헤매고 거래도 중단상태라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지금이 집을 사기에 알맞은 때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서울반포 지역의 경우 구반포 주공22평형은 지난해 5월 4천8백만원에서 4천3백만∼4천5백만원, 32평은 8천3백만∼8천2백만원에서 7천8백만∼7천7백만원, 42평형은 1억5백만원에서 1억원 수준으로 각각 떨어졌다.
신반포 한신아파트도 3차36평형이 7천4백만∼7천3백만원에서 6천5백만∼6천4백만원, 45평형은 1억원에서 8천8백만원으로 값이 떨어졌다. 이것도 내놓은 가격일뿐 실제 매매과정에서는 팔려는 사람의 급한정도에 따라 또 값이 내려가기도 한다.
단독주택도 마찬가지다. 서울사당·방배·논현·화곡동 등도 과거시세보다 최고 1천5백만원까지 내린 값으로 매물이 복덕방에 나와있다.
광주·전주·경기·강원 등 지방도시에선 6천8백34가구나 되는 주공아파트가 분양이 안된 것을 비롯, 민영아파트도 상당수 미분양사태가 일고 있다. 기존 주택이 안팔리는 바람에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중도금을 못낸 액수도 2천억원에 이르고있다.
단지 충남북지역만 다른 지역과 달리 거래가 활발하고 값도 지난해보다 20%쯤 올랐다.
일부 행정기관이전설 신공항건설 새고속도로건설 등의 요인인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부동산전문가나 소개업자들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소개업자들은 12월부터 선거자금이 풀리고 내년에 86·88올림픽사업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이므로 부동산경기도 이에 편승,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을 하고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닥권을 헤매는 부동산경기가 풀릴것이라는 기대심리에다 마당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결국 부동산으로 몰릴수밖에 없지않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집을 사둘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부동산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부양책 등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부동산경기는 계속 침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 특유의 속성때문에 집값이 큰폭으로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집을 사두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부동산경기순환론▲유효수요부족▲투기억제대책 등을 근거로 경기침체는 계속될것으로 전망했다. 75년·78년·82년 등 부동산붐은 3∼4년 주기로 일고있는데 아직 부동산경기가 회복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84년·85년에나 집을 새로 마련하거나 늘려갈 계획이던 사람들이 집값이 오르는것에 놀라 지난해 빚을 내서라도 모두 집을 사서 실수요자가 줄었다는 풀이도있다.
또 부동산경기는 투기의존적인데다가 특정지역고시·양도세중과·주택채권매입분양제·1가구1주택제도 및 종합재산세추진 등으로 부동산경기침체는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이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계속으로 약간의 가격하락은 예상되지만 가격이 큰폭으로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것으로 보고있다.
아직도 대도시에는 집없는 사람이 많을뿐 아니라 집값은 한번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속성이 있는 것이다. 집값은 어느선에 이르면 더 이상 내려가지도 않고 거래도 안되는 국면이 있기마련이다.
새아파트에 당첨돼 중도금을 내야하는 사람들이 집을팔려고 하는 경우가 상당수있어 집값이 내려갔다. 그러나 이들 중 국민주택규모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융자 및 전세로 이같은 자금압박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더 이상 싸게 팔려하지는 않는다. 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금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 더이상 싸게 살던 집이나 아파트를 팔려하지 않는다는게 복덕방업자들의 이야기다.
대체로 내집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은 지금 집을 사기에 알맞은 때라고 할수있다.
내년에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긴 힘들지만 크게 값이 떨어질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이석구기자>

<도움말 주신 분>
▲이원준(건대부동산학과장)▲태황준(건설부주택관리과장)▲이규완(한국주택사업협회진홍부장)▲김상준(삼익주택전무)▲이창일(반포대한부동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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