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트럭-시내버스 충돌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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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6일 하오6시30분쯤 경기도시흥군과천면하리 서울대공원입구 네거리에서 50여명의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와 염산(차아염소산)4천1백10ℓ를 실은 트럭이 충돌, 염산이 버스안을 뒤덮는 바람에 승객 정광임씨(69·여·서울면목4동1441) 가 숨지고 45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사고는 대공원 정문쪽에서 서울로 가던 삼원여객소속97번 시내버스 (운전사 윤길수·42) 가 정지예비신호에서 그대로 달리다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던 트럭 (운전사 박익영·29) 의 옆구리를 들이받아 일어났다.
중화상을 입은 승객들은 안양의 안양병원, 한성·성모·시흥병원과 정외과등 5개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있으나 박정순씨 (68·여·서울반포동반포아파트81동303호)등 2명은 중태다.
◇사고순간=안양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는 승객 이명자씨 (42·여·서울자양1동635) 는 『버스가 속도를 낸다고 느끼는 순간「펑」하는 폭음과 함께 버스앞 유리창이 박살나면서 염산이 빗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고 사고순간을 되새겼다.
염산세례를 받은 승객들은『앗, 뜨거워』 라고 비명을 지르며 버스 밖으로 뛰어나가 옷을 벗어 던졌고 속옷까지 벗어붙인 여자승객들은 남의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는등 수라장을 빚었다.

<염산>
사고트럭에 적재된 차아염소산소다는 충남신탄진의 남한제지에서 펄프의 소독·표백제로 사용키 의해 새한상사(서울충정로2가69의18·대표 마영식·43)에 주문한 것으로 성남의 차고에 보관했다가 16일상오 신탄진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차아염소산소다는 가성소다와 염소가스를 합성한 화공약품으로 락스와 같은 것이다.
옷감·펄프등의 표백과 소독에 쓰이는데 살갗에 닿으면 살갗이 타 들어가고 수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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