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드라마 MBC '달콤한 스파이' 7일 첫 방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블랙 코미디 드라마 한 편이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MBC를 구할 수 있을까.

7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김기호, 연출 고동선)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그나마 전작인 '비밀남녀'가 MBC 드라마 중에서 가장 높은 12%대의 시청률을 보였기에 후속작인 이 드라마가 떠안은 부담은 더욱 크다.

그러나 대진운으로 보면 '달콤한 스파이'의 앞날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 KBS-2TV의 '이 죽일 놈의 사랑'과 SBS의 '서동요'가 이미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남상미, 이주현, 유선, 데니스 오 등 출연진도 그리 무게감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MBC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선미.김기호 부부 작가의 역량이다. 이들은 '신입사원'(MBC),'발리에서 생긴 일'(SBS) 등 화제작을 만들어냈다. 두 작가가 이번 드라마에서 선보이는 코드는 블랙코미디다. 말단 여순경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통렬하게 꼬집는다는 의도다. MBC 관계자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도덕적 건강지수가 얼마인지, 이 사회가 정말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인지 등을 말단 교통순경 이순애의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영화 '강력3반'에서도 경찰로 출연한 남상미가 여경 이순애 역으로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이순애는 신혼 초 의문의 교통사고로 경찰관 남편을 잃고 특채 순경이 되지만 경찰 생활이 그리 녹록지 않다.

남자 주인공 강준(이주현 분)은 경찰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유능하고 냉철한 경찰로, 점차 이순애에게 빠져든다. 엘리트 여경찰 박은주(유선)는 강준을 차지하기 위해 순애를 위기로 몰아넣는 등 악녀로 변해간다. '미스터리 사나이' 한유일 역을 맡은 혼혈배우 데니스 오가 다니엘 헤니만큼의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가수 성은은 한유일에게 접근하는 신인배우 최지수로 출연한다.

'달콤한 스파이'가 과연 기획 의도대로 참신한 스토리와 통렬한 풍자, 개성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체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