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굴릴 기관투자가 펀드오브헤지펀드로 공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한국 자본시장이 성숙하면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원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늘고 있다. 펀드오브헤지펀드 전략이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여러 개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헤지펀드 분야에서 세계 최대 업체인 GAM이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스위스 UBS은행 계열로 전 세계에서 372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GAM은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투자일임업 허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한국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 아시아태평양지역 영업부문 대표인 데이비드 램(47.사진)은 19일 "퇴직연금 도입으로 보험사와 연기금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자산운용처를 찾고 있다고 판단해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GAM이 주력하는 '절대 수익 전략' 펀드는 투자 자산을 채권.주식은 물론 에너지.곡물 선물 등 파생상품 등에 나눠 투자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의 비중을 끊임없이 바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이 회사 포트폴리오 담당인 제임스 렁(39)은 "GAM은 1983년 설립 이래 연평균 11%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도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형적인 헤지펀드 투자 기법인 주식 롱-쇼트(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장세에 상관없이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기법)전략에 전체 자산의 30% 이상을 배정하고 있다.

램 대표는 "흔히 헤지펀드가 투기성이 강한 것으로 아는데 헤지펀드의 80% 이상은 연 8~12%의 수익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펀드"라며 "GAM은 전세계 8000여개에 달하는 헤지펀드 중에서도 100여개를 엄선해 펀드오브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3년 한국 금융인력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고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금융당국의 시장 개방 의지도 커 한국 진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