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보험금 지급 방식 선택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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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과거 성장의 시대에는 급변하는 흐름을 남보다 먼저 파악하고 실행하는 공격적인 재테크가 각광을 받았지만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긴 호흡으로 장기투자하는 수비적인 재테크가 효과적이다. 수비적 재테크의 대표 상품인 보험을 택할 때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실제 일어났을 때 정확히 얼마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가입한 보험만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어야 수비적 재테크가 성공하는 것이다.

보험금의 지급방식은 크게 정액보장과 실비보장 방식이 있다.

정액보장이란 가입할 때부터 장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사망.장해.수술.입원 등의 경우로 나눠 보험금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 과거 대부분의 건강.상해.종신보험 등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때 보험료는 예정이율.사업비.위험률 등을 근거로 산출하며 보험기간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정액 보장의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수술 없이 입원만 하는 질병에 걸리면 초기에 많은 검사를 하게 돼 퇴원할 때 수백만원의 병원비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정액보험의 경우 수술을 안 했으니 그 부분은 보상이 없고 입원비로만 하루 2만~5만원 정도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만약 실비보장 상품을 가입했다면 국민건강보험 외에 병원에 추가로 낸 비용을 대부분 보험금으로 지급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비 보장은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병원비가 얼마나 오를지 예측하기 어려워 대부분 보험기간이 5~10년 정도로 짧다. 대부분 손해보험사 상품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 지급방식을 잘 활용해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은데 실제로는 많은 가정이 어느 한 가지 방식에 치우쳐 중복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나 가족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여 가입하는 보험상품은 그것만으로도 최선의 대비가 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가입자들이 비효율적인 지출.보장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망 보험처럼 오랜 보험기간이 필요하고 금액을 정해둬야 할 경우에는 정액보장 방식이 좋고 의료비처럼 실제 지출한 금액을 보장받는 게 좋을 때는 실비 보장이 낫다. 이처럼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험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수비적인 재테크의 핵심이다.

권남원 웰리치 F&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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