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비료팔고 바나나수입 |정부 구상무역확대 한국상품 안사면 수입선 바꾸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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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는 무역장벽이 세계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다른나라 물건을 사주는 대신 우리나라 물건을 파는 구상무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대신 우리나라 물건을 사주지않거나 각종 수입규제를 하는 나라에 대해선 우리도 물건을 덜사고 다른 나라로 수입선을 바꾸기로 했다. 그 첫단계로 필리핀엔 비료를 파는대신 바나나를, 인도엔 시멘트를 파는대신 철팡석을, 뉴질랜드엔자동차를 파는대신 쇠고기를 각각 사주기로 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적당한 구상무역품목을 찾고 있다.
필리핀은 한국으로부터 20만t (2천9백만달러어치)의 비료를 사가기로 했으나 바나나수입을 요구하며 신용장개설을 미루어 오다가 한국이 바나나를 수입하겠다고 통보함으로써 지난5월말까지 비료8만t에 대해 신용장을 열었다.
호주는 한국산 각종 공산품에 대해 자국의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그보다 싸면 덤핑으로 보고 조사하는등 수입억제책을 쓰고있어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연간 4만t의 쇠고기를 호주로부터 수입해오고 있으나 정부는 지난 5월10일 입찰때 1천8백20t(5백인만달려)을 뉴질랜드로 수입선을 돌렸다. 뉴질랜드는 그대신 한국산 자동차수입쿼터를 현 3백대수준에서 더 늘려주기로 했다.
인도는 한국이 철광석20만t (2천5백만달러)을 사주는 대신 한국에서 가져가던 시멘트물량 1백만t을 1백60만t으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한국산섬유류에 대해 덤핑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이미 합의된 섬유쿼터를 더 깎아 내리기위해 섬유협상의 재개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어 대응책이 필요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있다.
이같은 캐나다정부의 태도에 관해 캐나다업계는 한국에 원자력발전설비 수출등 굵직한 거래가 남아 있는 판국에 「작은 것은 포기하고 큰 것을 노려야 한다」며 의견이 나누어져 있는데 한국공산품수입을 억제하는 경우 호혜적 입장에서 대처해야 된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일부 중남미국가에서 이물자원등 원료수입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고 대만도 바나나수입을 요망하여 구상무역확대책을 강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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