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불 빼돌린 모부투대통령 자이레집권 18년…스위스은에 비밀구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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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프리카에 있는 자이레공화국의「모부투」대통령이 40억달러의 재산을 스위스은행 비밀구좌에 빼돌린 것으로 밝혀져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자이레공화국은 광물자원의 보고로 알려졌으나 최근들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40억달러의 대외부채를 지는등 경제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원인규명에 나선「엔구자」전수상과 IMF (국제통화기금) 에서 자이레중앙은행 총재로 파견된 서독의「브루덴스」씨는 쿠데타이후 18년간 집권해온 「모부투」대통령이 대외채무와 맞먹는 40억달러를 개인재산으로 빼돌려 스위스은행에 몰래 예치해놓고 있다고 폭로했다.
「모부투」대통령은 국가예산편성권을 한손에 쥐고 광산회사와 국영다이어먼드회사의 막대한 이익을 가로챘으며 IMF등의 대외원조도 그반이상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고발자인 「엔구자」 씨는 자이레외상, 수상을 역임한「모부투」 대통령의 전측근으로 지난해4윌 수상으로 있으면서 벨기에에 망명했었다.
「모부투」대통령이 스위스은행에 은닉한 40억달러는 자이레국가재정의 10%를 넘는액수.
「모부투」대통령은 또 자이레 최대의 광산회사와 공업용다이어먼드의 거래독점권, 그리고 금융중심인 자이레중앙은행등 「세 그루의 금나무」를 완전히 사물화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부루」대통령의 부정사례는 다음과같다.
▲외상시절인 77년4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파하드」 황태자가 『자이레국방비에 써달라』며 5백만달러(약37억5천만원)의 수표를 보냈으나 이를 착복했다.
▲많은 외국의 수뇌 부인들과 「보카사」 전중앙아프리카대통령등에게 멋대로 다이어먼드를 선물했다.
▲ 「모부투」대통령 부인의 사재기는 유명하다.
결혼식에 80억벨기에 프랑(약1천2백억원) , 장녀의 보석에 3백50만 프랑스 프랑 (약2억6천만원) 을 썼다.
이밖에도 「모부투」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했을때 50만달러(약3억7천5백만원)를 중앙은행에서 사용으로 인출했으며 항공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코발트를 실어내 그대금과 소자콤으로부터의 커미션을 스위스은행의 개인구좌에 집어넣었다.
「모부투」대통령은 65년11윌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군대와 경찰력을 배경으로 정권을 유지, 그동안 앰네스티인터내셔널 등으로부터 정치범 석방권고를 받기도했다.
자이레경제는 풍부한 자원을 밑천으로 74년까지는 순조로이 발전해왔으나 제1차석유위기에 따른 동가격하락등으로 75년이후는 급격히 악화됐고 여기에 외국으로부터의 차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재 40억달러에 이르러 아프리카 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이에따라 IMF는 81년6윌의 10억달러차관제공을 마지막으로 추가 차관제공을 동결시켜버렸다.
원조를 해준 IMF, IBRD (세계은행) , 구미, 일본등 각국은행은 이 채권문제로 계속 회의를 열고있으나 돌려받을 길은 멀기만 하다.【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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