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초대형 복합쇼핑몰간 각축전이 한창이라면 교외에선 프리미엄 아울렛 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교외의 아울렛 확장 경쟁은 도심에서 신규 출점이 막힌 백화점들이 주도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백화점의 신규출점은 2012년 충북 청주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 충청점을 마지막으로 꼽는다. 그 대신 백화점들은 시내서 차로 한 시간 안팎의 교외로 뛰쳐 나가 교외형 아울렛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외형 아울렛 경쟁은 7년 전 경기도 여주에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한 신세계백화점이 불을 지폈다. 이에 맞서 롯데는 지난해 말 경기도 이천에 영업면적만 잠실운동장 2개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했다. 서울 근교서 벌이던 아울렛 경쟁은 최근엔 부산과 인천 등으로 확전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 영업면적 약 3만3000㎡의 아울렛을 열었고, 롯데는 똑같은 기장군에 7만9000m²규모의 아울렛을 연말에 준공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경기도 김포와 인천 송도 등에 내년 하반기에 교외형 아울렛을 개장한다.
백화점들이 아울렛에 목을 메는 건 정체된 백화점과 달리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은 2012년과 2013년 모두 4.9%였다. 대형마트 역시 2013년 1.4%, 2013년 2.7%에 그쳤다. 물가가 매출에 그대로 반영되는 유통업계의 특성상 소비자 물가 상승률(2012년 2.2%, 2013년 1.3%)을 감안하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반면 교외형 아울렛은 2012년 41%, 지난해에는 30%나 매출이 늘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뿐 아니라 모든 기업은 성장성이 좋은 업종을 쫓아 사업을 확장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유통업계가 교외형 아울렛에 사활을 거는 것도 매출이 느는 건 그쪽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외형 아울렛의 급속한 성장은 경기부진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한 푼이라도 더 싼 곳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주말 여가문화의 발달로 시내를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나들이를 겸한 쇼핑을 즐기는 쇼핑객 증가도 한 몫 했다. 이에따라 교외형 아울렛도 이같은 쇼핑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엔터테인먼트·문화·다양한 체험공간 비중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부산 기장군에 짓는 아울렛 근처에 아울렛뿐 아니라 골프장·호텔·테마파크·아쿠아리움 같은 시설을 설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