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가 늘고있다|업계선 원유부족 우려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팔리지 않아 골치를 썩이던 우유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올들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때문에 작년하반기 이래 재고가 쌓여 불황에 허덕이던 유업계가 요즘 다시 활기를 찾았다.
전국의 우유생산량은 지난해 12월의 경우 3만7천t이었다. 그러나 1월에는 3만9천t, 2월에는 4만1천t, 3월에는 4만3천5백t으로 매달 2천t씩 늘어난것으로 집계됐다.
이와함꼐 음료용인 시유판매량도 늘기시작, 1월에 2만1천t이었던것이 2월에는 2만2천t, 3월에 들어서는 3만3천6백t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것을 병으로 따져보면 작년1월에 1백80cc짜리 2백99만개가 소비됐으나 금년1월에는 3백68만개, 2월에는 4벡28만개, 3월에는 5백81만개로 늘어났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월 8천4백(까지 쌓였던 분유재고가 눈녹듯 줄어들어 1월말에 7천t, 2월말에 6천8백t, 3월말에는 6천2백t이 됐다. 돈으로 따져 약 66억원어치가 현금화한 것이다.
유업계는 이같은 추세대로 나간다면 오는 6월께는 재고가 3천t정도 더 소진돼 호황을 기약할수 있다고 밝은 전망을 하고있으며 일부에서는 원유가 모자랄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하고있다.
이처럼 우유소비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올들어 경기가 약간 좋아진데다 날씨가 풀리면서 시민들이 다시 우유를 찾기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농수산부와 문교부가 국민학교의 우유급식을 크게 늘린것. 아이스크림의 유지방함유량을 늘린것 등도 이유로 지적된다.
그러나 농수산부와 유가공협회·축협은 지난1월말부터 대대적으로 벌인 우유소비 광고작전이 적중해 시민들의 소비동기를 유발시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수산부·우유가공협회·축협은 지난연말 분유재고로 2백54억원어치가 쌓이자 골치를 썩이다 못해 매스컴을 통한 광고로 우유소비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던것.
농수산부는 이번의 우유소비량증가를 단순한「개절적증가」가 아닌 광고에의한 「소비폭발」로 보고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우유소비의 패턴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또 여름에는 많이팔리고 겨울에는 적게 팔리는 계절적인 기복이 없어지고 안정적인 우유소비가 정착할것을 기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