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유지 노력에 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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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한 미 공보원 부원장 겸 미 대사관 문정관으로 일해온 「로버트·E·케이스」씨가 3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주일 미 공보원 부원장 겸 대사관 문정관으로 전임된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8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일본 전임을 조금도 거북하게 생각지는 않으나 그 동안 한국에서 많은 사람과 친했고 한국의 문물에 익숙해 있어 떠나기가 서운한 표정.
다음은 그와의 회견내용이다.
-한국재임 중 보람있었던 일·어려운 일은?
『보람있었던 일로는 한국인 친구를 깊이, 많이 사귄 것이다. 한국인은 대체로 솔직하고 친해지기 쉬운 사람들이다. 또 한국적 사고방식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어려웠던 일은 생각나는 게 없다.』
-한국인의 미국 관· 미국인 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한국인은 미국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 한국인이 미국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직무였다. 최근 미국 정부는 서울대학교에 미국학 연구소를 설립하는데 상당액수의 보조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내가 본국 정부와 오랜 협의 끝에 이룩한 것인데 이일을 매듭짓고 떠나게 되어 참으로 흐뭇하다. 한국인의 미국 관의 실체가 무엇인가는 대답하기 퍽 어렵다.
-한·미 관계, 특히 문화적 관계의 전개방향은?
『그 동안 두 나라는 친밀한 우호관계 속에서 문화교류도 어느 분야 못지 않게 진전돼 왔고 앞으로도 크게 증진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통문화의 유지와 전승에 큰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맞추어 한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본적이 있는가?
『3년 전 일본에 있다가 처음 한국으로 올 때에는 두 나라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리라고 생각했으나 두 나라의 생활 및 사고방식은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뒤에 발견했다. 동남아와 동북아가 다르며 같은 동북아에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유사점보다는 차이가 더 크다.』
-최근 한국의 안보문제를 거론한 미 하원 「프레이저」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 의회에는 항상 상이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대사관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하기는 곤란하다. 나의 직무는 문화적인 것이지 정치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아시아」학을 전공, 「하와이」대학에서 미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케이스」씨는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고 한국어도 3년간 매일 한시간씩 개인교습을 받아 꽤 하는 편. 부인 「엘렌」 여사와의 사이에 15세 된 아들이 하나 있으며 그 동안 도자기 굽는 것을 큰 취미로 삼아왔다고 한다. 5월 6일 이한 예정.

<박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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