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새 질서 탐색-15일부터 「파리」서 선진 6개국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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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석유위기 이래 곤경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경제. 세계경제의 신 질서안정과 재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서방 6개국 경제정상회의가 15일부터 3일간 「파리」동서교외「랑부이에」성에서 열린다.

<근대사상 처음>
여기에 참가하는 서방 주요선진공업국 수뇌는 「포드」미국 대통령·「윌슨」영국 수상·「지스카르-데스텡」 「프랑스」대통령·「슈미트」서독 수상·「미끼」(삼목) 일본 수상·「모로」 「이탈리아」수상 등 6대국 정상들.
근대사상 세계적 규모의 수뇌회의도 많았지만 경제문제가 주의제로 된 수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선진 각국이 현재 겪고있는 경제난국은 심각하다. 최근의 경제난국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구조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까지 극언되고 있다.
전후 서방 자국에 의한 성장형의 경제운영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까지 몰리고있다.
각국에 만연된 「인플레·무드」는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지원제약도 심각하다. 세계적 「스태그플래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선진제국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한데도 각국의 이해대립은 날로 첨예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기축으로 한 통화체제, 「가트」를 중심으로 하고있는 무역체제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있다.
경기정책의 조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파리」수뇌회의는 바로 이 같은 세계적 경제문제의 국제적 협조를 통한 해결을 노리고 있으며 따라서 주의제는 ①경기 ②통화 ③무역 ④「에너지」⑤1차 산품 ⑥남북문제 등 6의제로 집약되고있다.
「에너지」·「1차 산품」·「남북문제」의 3과제는 남측 자국과 어떻게 타협하여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며 「경기」「통화」「무역」의 3문제는 선진국간의 조정에 중점을 두고있다.

<"불황수출 말라">
사상 최초의 이번 경제수뇌회의는 『새 시대에로의 제1보』가 될 가능성도 있으나 그렇다고 당장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효과적인 경기유지책으로 『정보교환을 긴밀히 하고 「인플레」와 불황을 타국에 수출해서는 안된다』는 선까지는 의견일치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화문제는 최근 「프랑스」가 주장하고 있는 「와이드·밴드」(확대변동폭)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기 때문에 내년 1월 「자메이카」에서 열리는 IMF조정위원회로 넘길 공산이 크다.
「에너지」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 산유국 유연정책으로 산유국과의 대화를 더욱 진전시킬지도 모른다.

<산유국, 대화 기운>
산유국 측에서도 대화의 기운이 높아가고 있고 더욱이 산유국 대 개발도상국 및 선진국과의 합동회의(국제경제협력회의)가 12월 중순에 열리기 때문에 오히려 이 회의를 더 관망하게 될 것이다.
남북문제 및 l차 산품 문제는 「키신저」미 국무장관이 지난 9월의 UN 경제특별총회에서 제안한 개발보장융자제도 구상을 중심으로 토의될 공산이 크다.
불황과 「인플레」의 동시진행으로 가장 타격을 받고있는 것은 비산유 개발도상국들.
OECD는 이들 자국의 경제수지적자는 74년의 75억「달러」에서 금년은 2백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최빈국대책과 불황시의 개발도상국 원조방법 등도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협조에 의한 경기진작·통화제도 개선·1차 산품·남북문제 등의 제문제 해결은 걸국 세계무역의 안정적 확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론 세계경기의 확대가 무역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겠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석유위기 이후의 외화편재-개발도상국의 구매력부족을 선진국의 협력으로 경감시키는 방법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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