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화해정책 확인을 환영|중공-대 소련 강경론 후퇴 우려|나토-대 공산 경계력 약화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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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 소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미국의 국방·외교정책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어 있는 세력들이 「슐레진저」미 국방장관의 해임과 「키신저」국무장관의 안보담당보좌관 경질해제에 대해 보인 첫 반응은 이들이 다같이 이번 개각은 미 국방정책이「데탕트」외교정책에 종속적인 위치로 격하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련의 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는 사실보도의 신속성을 도외시해온 관례를 깨뜨리고 개각발표 당일인 4일 이를 3단 크기로 크게 보도하고 『미국의 대 소련 화해정책에 반대해온 「슐레진저」의 경질은 그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을 경악케 했다』고 묘한 설명을 붙였다.
이어 이 신문은 『「데탕트」는 국방에 이해득실이 있는 정책이며 우리는 이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한 「포드」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슐레진저」해임을 환영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데탕트」외교의 구체적인 표현인 2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의 전망이 이를 강력히 견제해온 「슐레진저」의 해임으로 밝아졌으므로 미정상태에 있는 「브레즈네프」소련공산당서기장의 연내 미국방문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중공측은 비록 「슐레진저」의 강경한 대 한반도발언을 달갑게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대 소련정책에 있어 『힘의 입장』을 크게 주장해왔고 SALT 회담을 반대해온 점에서는 중공의 입장과 일치했기 때문에 「슐레진저」의 퇴장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북경발 보도는 아직 명백한 중공의 반응이 없다고 전하고 있으며 중공 지도자들이 「키신저」의 국가안보회의 사무국장직 상실이 그의 중공접근노선의 약화를 뜻하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해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나토」쪽에서는 주구미군의 감축을 강경히 반대하고 「바르샤바」군에 대한 「나토」군의 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슐레진저」의 해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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