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했던 김창남(71), 최정숙(84), 김명도(92)씨 등이 자택에서 행사 당일 북측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김창남 씨는 '그동안 죽은 줄 알았던 내 누이가 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상봉행사 참가 소감을 밝혔다. 지난 날 누이와 관련된 모든 사진과 물품들을 모두 태워버렸다는 김씨는 '누이가 살아있는 줄 알았다면 사진을 남겨둘 걸 그랬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최정숙 씨는 누이와 함께 찍은 사진 대신 한 장의 문서를 보여줬다. 최 씨는 '행사 당일 재회한 누이와 일회용 카메라로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카메라에 문제가 생겨 사진을 볼 수 없었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언제 다시 누이를 볼 수 있을 지 짐작할 수 없다'며 '편지를 쓰거나 전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명도 씨는 재회한 가족과 헤어지기 직전에 나눴던 대화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의 가족은 '언젠가 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렇게 찢어진 채로 영원히 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언제 통일이 될 지 모르겠다'며 '단지 살아있는 서로의 모습을 잠시 볼 수 있는 게 유일한 희망이냐'고 말하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이 외에도 행사에 참가했던 이산가족들이 흩어진 가족의 사진을 손에 쥔 채 지난 날을 추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