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라이트' 광고101억달러 물어낼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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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담배회사인 미국의 필립모리스가 '라이트'담배 광고 때문에 1백1억달러를 물어낼 위기에 몰렸다.

미국 일리노이주 법원의 니컬러스 바이런 판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필립모리스에 대해 '라이트'담배가 니코틴이 적어 몸에 덜 해로운 것처럼 선전함으로써 고객들을 속인 점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일리노이주의 흡연자 1백10만명을 대리해 제기된 이번 소송에서 바이런 판사는 필립모리스에 대해 원고 측에 손해배상금 71억달러를 지급하고, 일리노이주에 징벌적 배상금 30억달러를 내라고 명령했다.

필립모리스가 '말보로 라이트' 등이 보통 담배와 똑같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지난 30년간 감춰왔다는 원고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맞서 필립모리스 측은 22일 "이번 판결은 법과 상식을 무시한 것"이라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21일 시간외 거래에서 정규장 폐장가(35.04달러)보다 5.8%나 떨어진 33달러로 밀렸다.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다른 담배회사들에 대한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필립모리스.RJ 레널즈 등 5개 담배회사는 미 법무부가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로 지난 50년간 챙긴 2천8백90억달러(약 3백60조원)의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는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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