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겸임 21개국 공관 '한반도 클럽'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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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공관을 두면서 대(對)북한 외교도 함께 담당하는 21개 외국공관 대사들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맨 왼쪽)이 18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국제회의장에서 ‘한반도 클럽’ 출범 모임을 하고 있다. [뉴스1]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 네덜란드·스페인·멕시코·캐나다 대사 등 ‘평양클럽’ 멤버 21명이 모두 모였다. 21개국 대사들은 회의장에 둥글게 앉아 삼삼오오 북한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서울에 주재하며 평양주재 공관장을 겸임하는 21개국 대사들의 비공식 모임인 ‘평양클럽’이 이날 한국 주도의 ‘한반도 클럽’으로 새로 출범했다.

  발족식에 참여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반도 클럽은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모임”이라며 “북한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인식과 판단 위에 건설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7년 만에 개최된 남북고위급 접촉 결과와 한반도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정부의 방침 등을 설명하고 각국 대사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평양클럽은 2000년 북한과 수교한 네덜란드가 처음으로 남북겸임 대사 제도를 도입하며 만들어졌다. 1년에 1~2차례씩 중국을 경유해 북한을 방문하는 대사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만든 비공식 모임이다. 그동안 외교부는 남북겸임 대사들과 개별적으로 북한 정보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한반도 클럽 발족을 계기로 정기적이고 심도있는 북한 정보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남북겸임 대사들이 양쪽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 왔다”며 “한반도 클럽에 가입한 국가들이 향후 국제사회의 한반도 통일 지지세력이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클럽은 분기별 1차례씩 1년에 4차례 이상 공식회의를 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평양에 별도 상주공관을 개설한 독일·영국·러시아·중국 등 24개국과도 ‘한반도 클럽’과 비슷한 모임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한반도클럽 가입 21개국=EU, 뉴질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터키, 포르투갈, 네덜란드, 헝가리, 호주, 벨기에, 핀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캐나다,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과테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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