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대통령의 한국방문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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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포드 미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11월22일 방한하게 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포드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 66년 존슨 전 대통령의 한국방문 이후 꼭 8년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종래 외교관계에는 비교적 생소했던 포드 대통령이 취임 후 최초로 일본을 방문하고 이어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은 그의 동북아 사태에 대한 깊은 관심의 표시라 할 수 있다. 포드 대통령의 방일은 전중 일본수상의 방미에 따른 초청에 응한 것으로 닉슨 전 대통령이 소·유럽·중공과의 강대국 외교에만 치중하고 대일·대한 외교를 비교적 등한시한데 대한 보상적인 의미를 갖는 것일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질문에서 이번 포드 대통령의 방한목적에 대하여 『한국은 미국의 오랜 동맹이고, 미국의 안보상 긴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포드 대통령의 방한이 양국에 맹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다. 이는 곧 미국이 한국의 전략적 지위를 재확인 한 부연 설명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내에는 최근 한국내정에 관한 비판이 점고하고 있어 포드의 방한을 극력 반대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를 무릅쓰고 방한을 결정하게 된 것은 한·일 간의 우호증진이나, 미군의 주한이 미국 국방외교에 있어 긴요하다는 판단에 입각한 것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결정은 또 동시에 포드 대통령이 닉슨과 키신저의 현실주의 외교를 답습하게 될 징조라고도 볼 수 있다.
그의 내한으로 한국의 안보 문제와 주한미군 문제·주일 관계·한반도 정세 등 한국민으로서는 가장 중대한 관심사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다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의 체한 시간은 1박2일 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보다는 이 기회에 양국간의 전통적 우호관계가 재확인 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 중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포드 대통령의 수행원으로는 키신저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 외교관리들도 함께 방한할 것이므로 이 기회에 국군현대화와 대한경수의 장래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또 그의 방한은 11월 하순이므로 이때쯤에는 미국의 중간선거도 끝나 신의회의 성격도 대강은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2년간의 미국정책을 점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한편 포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의 민주화를 요청하는 미국의회 및 미국 지식층일각의 움직임도 좀더 구체적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또한 없지 않다. 정부로서는 미국 내외를 통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이 같은 민주화의 요구에 대응하는 데도 적절한 배려가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포드 대통령의 방한 결정이 한·일 관계가 타결되고 일부개각이 단행된 후에 비로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우리는 그의 이번 방한 결정을 특히 환영하며, 이번 양국의 정상회담이 한·미 우호증진에 결정적인 촉진제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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