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벨·에포크」맞는 유럽|유에스·뉴스지「찰즈·폴츠」국제부장 구주여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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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부분의「유럽」인들은 이제 일부 전문가들의『서구는 파멸되어 가고 있다』는 비관적인 주장과는 달리 낙관적이며 미래에 대한 신념에 가득 차 있다. 뿐만 아니라 한때 몹시 악화됐던「유럽」인들의 반미감정도 이제는 거의 사라졌고 경계하던 미국인들을 우호적인 협조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프랑스」등의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이룩돼「슈미트」수상과「지스카르」대통령이 각각 새로운 집권자로 등장하면서「브뤼셀」의 EC(구주공동체)를 비롯한 전「유럽」에 EC와 NATO가 미국과 불협화를 씻고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는「낙관론」이 지배적으로 우세해지고 있다.
근착「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는 동지국제부장「찰즈·폴츠」씨의 구주 여행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요즘 서구인들 사이에는「낙관」의 물결이 넘쳐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의「좋은 시대」의 재현-제2의「벨·에포크」도내를 기대하고 있다.
구주인 들은 미래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며 개선될 것이라는 신념들을 갖고 있다.
구주 각국의 지도자·관료·여당지도자 등은 흔히『「이탈리아」는 파산지경에 처했고「프랑스」는 사회주의화하고 있으며 영국은 더 이상의 발전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구주전역에는 살인적인「인플레」·「에너지」문제·정치적 위기 등이 만연돼 이제「유럽」은 파멸의 위기에 처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각국수도에서 비행기에서 내려 기차나 고속도로를 타고 구주대륙을 여행하면서 정부를 움직여 나가는 민권의 주인공들인 시골 유권자들의 표정과 얘기를 들어보면 이와는 정반대로 아주 자신에 차 있고 낙관적이다.
구주젊은이들의 생각과 감정도 전혀 달라져 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거세었던 그들의「반 전통운동」도 사라졌고 노상의「록색」을멘「히피」풍의 젊은이들도 이제는 이런 운동의 선동 자들이 아니라 순수한 여행자들인 것이다.
최근 공산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프랑스」전국노조가 2백만 명의 젊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젊은 노동자들의 혁명에 대한 열의가 결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젊은이들은 모두가 정치보다는 자동차를 원한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빈부를 가르는 계급의 장벽도「유럽」의 풍요 속에서 거의 무너져 가고 있다.
「유럽」인들의 미국인에 대한「이미지」도 많이 좋아졌다. 이를 증명해 주는 예는 얼마든지 많은데 한가지를 든다면 오늘의 구주여행자들은 미국인이 점점 줄어들고「유럽」인이 더욱 많아졌다. 따라서「유럽」인들은 이제 일류「호텔」예약이나 극장「발레」·「오페라」 등의 특석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인들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경쟁한다. 「유럽」사람들에게 미국의 정체가 벗겨짐으로써 서구에서의 미국인의 위치가 많이 향상됐다. 미국인 여행자들은 이제「유럽」사람들의 눈에 더 이상 돈을 물쓰듯하는「앙키」·거친 군인·첨단의 우주인으로 비치지 않는다. 미국이 모든 부문에서「월등」하다는 생각도 완전히 사라졌다. 「달러」가치의 절하·월남전으로 깨져 버린 미군의「무적」신화·예산삭감으로 중단된 우주계발계획 등은 미국의 정체를「유럽」사람들에게 여지없이 드러냈고 서구인들의 미국에 대한 모든 공포심을 없애 줬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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