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8단의 거센 반발로 형세 혼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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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결승전 제1국
[제9보 (144~162)]
白·한국 曺薰鉉 9단 | 黑·중국 王 磊 8단

144는 내친걸음의 급소 가격. 그러나 왕레이8단은 이에 굴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145로 파고들었다.

145는 좌변 백진을 양분하려는 수. 만약에 양분된다면 보통 사건이 아니다.한국 쪽 검토진은 "曺9단이 공연히 빌미를 만들어줬다"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바둑은 계속해 백의 페이스였다. 좌하에서 너무 강한 수를 두다가 약간의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曺9단은 좌상에서 흑의 의표를 찌르는 짜릿한 한 수를 두어 완벽하게 우세를 장악했다.

이제 좌하귀만 살면 상황은 끝이었다. 한데 바로 이 대목에서 曺9단은 전보 백△를 두어 또 한번의 굴복을 강요했고 이 수가 왕레이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그래도 曺9단은 역시 수습의 천재였다. 146을 선수하고 148로 옆구리에 붙인 수가 절묘해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긴 것이다.

161은 부득이한 수. <참고도> 흑1로 따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백2로 흑대마가 거꾸로 사망한다. 162에 이어 수상전은 백이 한 수 빠르다. 그러나 중요한 선수가 흑에게 넘어갔다.

이제 흑이 좌하 백을 잡아버리면 계가는 어찌되나. 검토진은 "아무 대가 없이 죽어버린다면 바둑은 역전이다"며 긴장하고 있다.

형세는 갑자기 이상해졌다. 그리고 때마침 왕레이8단은 초읽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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