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험 진학 3년 현황과 문제점|요원한 평준화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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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학교 무시험진학제도가 실시된지 3년째, 오는 12일부터 실시되는 70학년도 중·고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서울시내에서 세칭 일류중학으로 불려오던 경기·서울·경복등 3개 남자중학과 경기·이화등 2개 여자중학등 5개 중학이 내년에는 인천중등 9개 중학이 폐쇄된다.
지난 69학년도 서울에서 처음 실시돼 올해에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되는 중학 무시험진학제도는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입시지옥에서의 해방, 세칭 일부 중학진학을 목표로한 치맛바람등 사회의 퇴폐풍조의 일소등을 목적으로 단행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무엇보다도 학교간의 교사 및 교원의 평준화를 전제로 해야하는 것.
실시 3년이 되는 아직까지 지역간은 물론, 같은 서울시내에서도 학교간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있어 제도의 실시에 따른 보완점검이 절실히 요망된다는 소리가 높다.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70년12월23일현재로 집계한 시설 및 교구설비 상황을 보면 아직도 평준화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시설면에서 보더라도 보통 교실은 4천3백개가 기준인데 현재 3천8백8개가 있고 4백92개가 부족되는 형편이며 시청각교실은 기준 1백68개중 89개 부족, 미술실은 기준 1백68개중 89개, 음악실은 기준 1백68개에서 20개, 자료실은 기준 1백68개중 46개, 과학실험실은 기준 2백67개중 97개, 도서실은 l백68개 기준에 70개, 양호실은 1백68개 기준에서 20개, 상담실은 1백68개중 70개, 변소는 4천2백37개 기준에 3백15개, 가사실은 79개 기준에 14개, 재봉실은 79개기준에 40개, 체육장은 2백57만평방m 기준에 8만5천7백83평방m, 교지는 1백40만6천5백25평방m에 54만1천평방m가 각각 부족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중에는 70년도 계획에 의해 다소 보충한 것도 있으나 중심지 학교와 변두리학교간의 격차가 심해 이와같은 부족된 시설이 시급히 보완되지 않는한 평준는 어렵다.
또한 각과목별 교구설비면에서도 국어의 경우, 필요한 교구 1만1천2백61개에 2천여개가 부족되고 사회는 7천9백26개중 거의 반에 해당하는 3천여개, 수학은 1천여개, 과학은 4만여개, 실업학교의 공업과목은 2만여개, 상업은 3천여개. 가정은 4만여개, 음악은 1천여개, 미술은 1천1백여개, 외국어는 1만5천여개, 도서는 3만여권, 교원책상은 4백여개, 학생책상은 2만3천여개가 각각 제대로 찾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인적시설인 교사의 경우, 육성회가 조직되어 세칭 잡부금이 어느정도 줄어들자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계로 하여금 교사들의 정신자세확립을 새롭게 외치고 나서게 했다.
공립학교 교사들을 골고루 배치하기 위해 시교위는 그동안 공립중학교를 A·B·C 3등급으로 나누고 각 교사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최고연한을 4년으로 제한했다. A급학교에서 4년간 근무한 교사는 근무성적이 좋으면 B급 학교로, 나쁘면 C급 학교로, C급학교에서 4년간 근무하고 근무성적이 좋은 교사는 A급학교로 옮기는 순환지식 연한근무제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립학교에 관한 것일 뿐 공립의 배가되는 사립학교에는 적용 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사립학교에는 우수한 교사들이 오랫동안 근무하고있어 각 중학교 교사들의 평준화는 전연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어떻든 무시험추첨 진학결과 그동안 국민학교 6학년 학생들의 체위는 부쩍 증가, 67년 6학년 남학생의 평균키가 1백32cm에서 1백37·2cm로 5·2cm가 커졌고 여학생도 1백33·4cm에서 1백37cm로 3·6cm가 자랐다. 몸무게도 또한 남학생은 29·6kg에서 31·2kg으로 1·6kg이 늘어났고 여학생도 29·9lg에서 31·2kg으로 1·3kg이 늘어났다.
세칭 명문중학교가 문을닫고 평준화 작업이 소걸음으로나마 진행되는 것은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진일보하고 있는 것이지만 최근 일부중학교에서 우·열반 편성, 방학중 무리한 과외수업 강행등으로 종래의 국민학교 모양으로 고등학교 입시준비 교육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어 고등학교 입학성적으로 또다시 일류·이류·삼류 중학교가 구별되는 경우 중등교육과정이 또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교육계에서는 심히 우려하고 있다.
사라지는 중학교는 지난 51년 학제개편으로 중·고등학교로 분리되었기 때문에 모두 20회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각각 8천여명씩 졸업생을 냈다.
◇71학년도에 없어지는 중학교(괄호안은 올해 졸업생수)
▲경기(5백1명) ▲서울(4백98명) ▲경복(4백90명) ▲경기여(4백96명) ▲이화(6백22명)
◇72년도에 없어지는 학교
▲경동 ▲수도여 ▲전주북중 ▲전주여 ▲인천 ▲광주서중 ▲광주동중 ▲광주중 ▲전남여중 <김영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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