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값 통제 싸고 의회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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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포트모래스비(뉴기니아)11로이터동화】호주 신탁통치 령 「파푸아·뉴기니아」에 속하는 「파푸아」지역에서는 신부값 인상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곳 의회는 신부값을 통제할 입법 조치를 생각하고 있지만 기술상의 난점과 완고한 노인들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기술상의 난점이란 대부분 신부값이 이 지방 전래의 통화인 조개 팔찌 등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조개 팔찌 등을 현재 통용되는 달러나 센트로 환산할 수 있는 환율을 정해야만 해결케 되어있다. 이곳 의회 사법위원회는 이에 대한 법안을 다음 회기에 제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의회 의장 「트우아·카페나」씨는 신랑과 신부가 신부값을 먼저 명문화하고 정부는 신부값을 1천 달러에서 2천 달러(한화 3십만원 내지 6십만원)선으로 동결시켜 그 이상으로 신부값을 책정하도록 종용하는 자는 엄벌에 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금까지 최고로 지불된 신부값은 3천달러(한화 약 90만원)이었다.
「포트·모레스비」근교에 있는「하누아 바다」라는 큰 촌락에서는 최근 공청회까지 열어 신부 매매제도 및 신부값 인상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는데 노인층은 전래의 고유풍속 그대로 신부 매매제도를 존속시킬 것을 주장했는데 젊은층은 이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자고 맞섰고 중년층은 신부매매제도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신부값을 통제하자는 절충안에 찬성했다. 「라루아·타우」라는 노인은 『만약 신랑이 신부값을 지불하지 않고 신부를 데려올 경우 신부가 친정으로 가버려도 항의할 수 없지만 돈주고 데려온 경우는 신부 친정 부모가 반드시 신부를 신랑에게 되돌려 보내야 하는 법』이라고 하면서 의무이행의 일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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