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전쟁결의안 14일 이후 상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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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과 영국이 오는 14일 이후 이라크 군사공격을 승인하는 2차 유엔 결의안 상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7일 국가테러 경계태세를 고(高)위험 등급인 '코드 오렌지'로 한 단계 격상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이슬람 최대 성지순례기간인 하지를 맞아 테러위협이 고조돼 경계태세를 격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를 상대로 한 게임은 끝났다"면서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에 2차 결의안 승인을 촉구하고 나섰다.

◇美 코드 오렌지 격상=부시 대통령은 7일 오전 국가테러 경계태세를 코드 옐로에서 오렌지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9.11테러 이후 도입된 5단계의 경계태세 중 두번째로 높은 단계다. 한 행정부 관리는 "이슬람 하지와 관련돼 테러활동이 고조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있다"면서 "이번 테러위협은 9.11상황과 버금간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유엔이 새 결의를 만드는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이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무장해제할 수 있게끔 신속한 행동을 보장하는 것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후세인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야전 사령관들에게 화학무기 사용을 허가했다"면서 "이들 화학무기는 바로 그 독재자가 없다고 말했던 무기"라고 비난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새로운 유엔 결의안이 상정되면 국내의 반전(反戰)여론도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 공격을 승인하는 2차 유엔 결의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불.중은 "평화적 해결"=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등 나머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은 6~7일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위기는 유엔 사찰 연장 등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현재로서는 이라크에 무력을 행사하려는 2차 결의안을 채택할 근거가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도 6일 자국 과학자에 대한 유엔사찰단의 개별 인터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찰활동에 협조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뉴욕=심상복 특파원.외신종합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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