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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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재깍재깍, 초침이 움직인다. 40초마다 인구1명씩 늘어난다. 2분에 3명, 1시간에 91명, 하루에 2천1백70명, 1년에 79만2천명….
재깍재깍, 초침은 움직인다. 촌각의 휴식도 없다. 인구도 초침과 함께 쉼없이 늘어간다. 1년증가율은 거의 대구시의 인구와 가깝다. 이것은 세계의 인구증가율이 아니다. 바로 한국남한의 경우이다.
오는 27일로 우리나라 인구는 남한만 3천만명을 돌파한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서 추계한 남한의 총인구는 67년10월1일 현재 2천9백95만3천명이다. 작년 10월1일에 비하면 79만2천명이 증가했다. 북한인구 1천1백80만명(64년 추계)까지 합치면 한국민족은 4천2백만명이다. 1931년의 인구밀도가 1백명, 오늘의 밀도는 그 3배에 가까운 296.6명이다.
세계의 인구순위는 제14위. 지구상의 인간 1백명중에 적어도 1명(강)은 한국사람인 셈이다.
「유럽」형의 인구는 「소산소사」가 특징이다. 이것은 안정된 사회와 복지행정이 상당히 보장된 여건아래서 볼 수 있는 「안정비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은 「다산다사」를 면치못하는 「불안정비율」이다.
인구폭발 속에서도 우리는 인간형성 이전의 단계에서 몇십만 혹은 그이상의 어린아기들이 어둠속에서 어둠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잊을수 없다.
최근 「가족계획」에관한 지식은 농촌 깊숙이까지도 침투하고 있다.
한 아이가 자라서 성년이 되려면 적어도 1백만원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요즘 도회지의 학사부부들은 2남1녀를 이상가족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구가 폭발한다』는 강박관념은 보이지 않는 생명의 경멸을 합리화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깊은 도덕감을 모두의 무의식속에서 마비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구를 제한만하는 정치이념보다는 인구에 생존의 기회를 끊임없이 보다 더만들어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정치가 훨씬 인간적인것도 같다. 이제 대국이 되어가는 우리는 대국다운 정치에 힘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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