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사람들

MB 비핵·개방 3000 창안자…돌아온 김태효

  • 김태효는 윤석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보기 드문 권토중래(捲土重來)형 실세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청와대 미래전략비서관‧기획관으로 활약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정치 관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관련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듯 ‘정권 출범과 동시에’ 발탁하면서 국정의 중심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는 이론과 실무, 고집을 겸비한 ‘강성 현실주의자’, ‘신념의 화신’과 같은 이미지가 강하게 따라붙는다.  



    김태효의 본관은 안동이며 1967년 2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여의도초등학교, 여의도중학교, 마포고를 졸업하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학교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시카고대학교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 정책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5년부터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초대 대외전략비서관에 기용되면서 국제관계 분야의 정책을 입안했고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수석급인 대외전략기획관으로 승진했으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논란에 휘말려 공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절 성균관대로 돌아갔던 그는 2021년 이후 정치인 윤석열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을 거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처장 등 외교·안보 핵심 요직에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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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김태효는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조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같은 대북정책 담론의 창안자로 알려졌다. 김태효의 지론인 일본과의 안보 협력, 한미동맹 강화 등 ‘국제적 자유 연대’론도 현 정부에서 힘을 받을 전망이다.

  • 윤 대통령과의 인연은 적어도 4, 5개 라인으로 겹친다. 먼저 김태효의 선친인 김경회 전 부산고검장이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다. 나아가 이른바 ‘윤핵관’으로 윤석열 정부의 초기 인사 얼개를 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는 여의도 중학교 동문이다. 또 김태효는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기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는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참모와 외교통상부 2차관으로 손발을 맞춘 사이다. 윤 대통령과는 같은 아파트(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있다. 


    2018년 3월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은 김태효 당시 성균관대 교수를 정치 관여 및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고자 국정원과 군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벌이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때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이다. 1심은 정치관여 혐의에는 무죄를, 대통령기록물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고, 2심에서는 벌금 300만원 선고유예 결정이 났다. 김태효, 검찰 모두 불복해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 2021년 6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 전후로 외교·안보정책을 자문하게 된다. 김성한(사진 가운데) 국가안보실장이 2021년 3월부터 윤 대통령 ‘외교 과외’를 한 것에 견줘보면 그즈음 김태효도 자문그룹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윤석열 캠프의 외교·안보 정책본부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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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당선 이후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으로 정권교체 후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수립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김태효(오른쪽 첫 번째)를 일러 ‘완벽한 보고서와 브리핑을 통해 외교·안보 이슈를 장악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저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과는 이념적 코드뿐 아니라 정서적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