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4.04.23

Today’s Topic
“강남·판교 말고 더 없나”
‘로컬 스타트업’ 요즘 뜨는 이유 ① 

돼지 도축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운영난에 시달린다. 전기톱 등 위험한 장비를 사용하다 보니 작업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 소재 로보스는 이런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라이다(3차원 형상정보 센서)에 기반한 비정형 생체비전 AI 기술과 로봇을 접목해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도축 로봇은 돼지 200만 마리의 외형과 도축 공정을 학습한 덕분에 크기·무게가 제각각인 돼지의 뼈와 근육을 오차 없이 제거한다. 자율주행차가 라이더로 도로 상황을 알아서 판단해 주행하듯 AI가 돼지별 형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도축하는 것. 지난해 제주 도축장을 시작으로 올해 충청 지역까지 로봇을 공급했다. 로봇은 창원 소재 공장에서 만든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개발 역량이 지역 인프라와 잘 맞아떨어진 경우다.

돼지 도축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로보스는 "AI 도축 로봇(사진)으로 하루 4000마리 이상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로보스

돼지 도축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로보스는 "AI 도축 로봇(사진)으로 하루 4000마리 이상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로보스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8곳은 서울·경기도에 있다.(지난해 기준 82.3%,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통계) “스타트업 남방한계선은 대전”이라는 말처럼 수도권 편중이 뚜렷했지만 이제 슬슬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투자 분야에서도 플랫폼·서비스보다 제조업·기계·로봇이 주목 받으면서 로보스 같은 로컬(지역) 스타트업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활성화에 투입되는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공고에 ‘지역’ 분야가 처음 등장한 것도 호재다. 로컬 스타트업에 봄이 온 이유, 미래 유니콘으로 주목 받는 로컬 스타트업에 대해 팩플이 짚었다.

💬목차

1. 로컬에 봄이 온다
2. 특화가 살길…부울경은 제조, 전북은 수소
3. “전국이 AI·플랫폼 할 필요 없다”
4. 로컬 스타트업 성장 로켓 달려면?

오혜정 디자이너

오혜정 디자이너

1. 로컬에 봄이 온다

강남·판교만 바라보던 자본이 로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