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강남땅 재앙이 됐다…‘컨테이너 노인’ 유족에 생긴 일

  • 카드 발행 일시2024.04.18

서울 강남에 ‘컨테이너 할아버지’라고 불리던 분이 계셨습니다.

강남에 2000억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도곡동의 주차장 한쪽 컨테이너에서 옹색하게 생활해 얻은 별명입니다.

나대지 상태인 서울 양재역 인근의 노른자위 땅(약 1300평). 함종선 기자

나대지 상태인 서울 양재역 인근의 노른자위 땅(약 1300평). 함종선 기자

지독한 구두쇠라서 그랬던 게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자신 소유의 건물(6개 동)에서 영업하는 임차인들에게 20년이고 30년이고 첫 계약 때 정한 임대료만 받았습니다.

수십 년간 강남 상가의 임대료는 다락같이 올랐습니다. 임대료를 올리면 그 누구 못지않게 호화롭게 살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를 올리는 건 세입자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하면서 임대료로 받은 돈 대부분을 재산세와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내는 데에 썼습니다. (관련기사:[단독]‘컨테이너 할아버지’반전…강남 2000억원대 땅부자였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컨테이너가 있던 그 땅(옛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주택전시관)이 3년 동안 나대지로 있습니다. 비닐 담장 안 땅에는 잡풀만 무성합니다.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의 양재역 바로 인근 대로변에 있는 4189㎡(약 1300평)의 노른자위 땅인데 말입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요즘 강남대로 변의 땅값은 평당 1억원 이상일 정도로 비쌉니다.

그런데 컨테이너 할아버지의 땅처럼 1000억원 이상의 땅과 건물이 나대지거나 세입자 없이 텅 빈 채로 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심한 경우 시가 2조원 이상의 ‘미스터리 부동산’이 도시의 흉물로 남아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그 사연, ‘부동산X파일’이 알아봤습니다.

세금 체납자가 된 상속인

할아버지가 작고한 2021년, 컨테이너가 있던 도곡동 땅(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은행 대출금이 1원도 없는 상태로 유가족 4명에게 상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