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 뜯겨나가 추락하는 보잉…재무통이 CEO 되자 생긴 일

  • 카드 발행 일시2024.04.15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얼치기 밀덕인 기자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지만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하는 F-22 랩터란 전투기보다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F-15를 더 좋아합니다.

이런 걸작 전투기를 만드는 보잉이 주력 업종인 여객기 부문에서 부실과 결함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미국 월가 애널리스트와 항공산업 전문가들이 아우성입니다. 올해 들어 주가도 곤두박질하고 있습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무슨 일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글로벌 머니가 미국 항공산업 전문가인 리처드 아부라피아 에어로다이내믹어드바이저리 매니징디렉터(MD)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아부라피아는 월가에서 항공산업 고참 애널리스트로 불립니다. 민간뿐 아니라 전투기 시장에도 밝습니다. 덤으로 한국이 개발 중인 KF-21의 미래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리처드 아부라피아. 본인 제공

리처드 아부라피아. 본인 제공

보잉은 한국인의 눈에 항공 기술력의 상징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미국 미디어가 위기의 보잉을 외치고 있다. 항공산업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눈에도 보잉이 위기라고 보이는가. 
위기가 맞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징조가 나타났다. 현재 보잉 경영진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엔지니어링과 새 제품 개발, 협력업체와의 관계, 항공업계 공동 발전 등의 가치를 희생시켰다. 대신 재무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보잉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 항공업계 전체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보잉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말해 줬는데,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 즉 단기적인 방아쇠는 무엇인가.
올해(2024년) 1월에 발생한 알래스카항공의 여객기 사고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1월 6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737-맥스9이란 기종의 비상구가 날아가는 도중에 떨어져 나갔다. 그 바람에 보잉이 만든 항공기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 알래스카항공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무슨 말인가.
보잉은 미 국방부와 맺은 훈련기 개발·납품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납기뿐 아니라 개발과 생산 비용을 약속한 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737-맥스 기종은 최근 3~4년 사이에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한 기종(라이언과 에티오피아 항공 사고)이다.
비상구가 떨어져 나가 비상착륙한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로이터=연합뉴스

비상구가 떨어져 나가 비상착륙한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