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얼치기 밀덕인 기자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지만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하는 F-22 랩터란 전투기보다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F-15를 더 좋아합니다.
이런 걸작 전투기를 만드는 보잉이 주력 업종인 여객기 부문에서 부실과 결함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미국 월가 애널리스트와 항공산업 전문가들이 아우성입니다. 올해 들어 주가도 곤두박질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글로벌 머니가 미국 항공산업 전문가인 리처드 아부라피아 에어로다이내믹어드바이저리 매니징디렉터(MD)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아부라피아는 월가에서 항공산업 고참 애널리스트로 불립니다. 민간뿐 아니라 전투기 시장에도 밝습니다. 덤으로 한국이 개발 중인 KF-21의 미래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 보잉은 한국인의 눈에 항공 기술력의 상징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미국 미디어가 위기의 보잉을 외치고 있다. 항공산업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눈에도 보잉이 위기라고 보이는가.
- 위기가 맞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징조가 나타났다. 현재 보잉 경영진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엔지니어링과 새 제품 개발, 협력업체와의 관계, 항공업계 공동 발전 등의 가치를 희생시켰다. 대신 재무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보잉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 항공업계 전체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 보잉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말해 줬는데,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 즉 단기적인 방아쇠는 무엇인가.
- 올해(2024년) 1월에 발생한 알래스카항공의 여객기 사고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1월 6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737-맥스9이란 기종의 비상구가 날아가는 도중에 떨어져 나갔다. 그 바람에 보잉이 만든 항공기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 알래스카항공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 무슨 말인가.
- 보잉은 미 국방부와 맺은 훈련기 개발·납품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납기뿐 아니라 개발과 생산 비용을 약속한 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737-맥스 기종은 최근 3~4년 사이에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한 기종(라이언과 에티오피아 항공 사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