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줄 요약
✔ “기록은 매일 6쪽, 덕후처럼 하세요.” 국내 1호 기록학자이자 『파서블』저자 김익한 교수. 그는 서 있을 때를 제외하곤 늘 메모합니다. 감정을 키워드로 기록하면 행복지수가 올라간다고요.
✔ 연간 스케줄러보다는 월간 다이어리를 쓰길 권합니다. 한 달에 180쪽은 써야 한다는 거죠.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소모품처럼 느끼는 이유는 “자기 삶을 현재라는 몸에 붙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요.
✔ 감정 기록, 구상 기록, 계획 기록, 한 줄 일상 기록 등 그가 25년간 기록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휘발되지 않고 누적되는 삶이 궁금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감정을 기록하면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Q. 기록하면 정말 행복해질까요?
우리가 저녁이 되면요, ‘아, 나 오늘 너무 열심히 살았어. 완전히 소진돼 버렸어. 그런데 나는 결국 소모품처럼 살아가고 있네.’ 이렇게 생각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건 자기 하루를 현재라는 몸에 붙이고 있지 않아서 그래요. 내 일상이 휘발되고 없는 거죠.
그건 왜 그럴까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을 기능인, 돈 버는 수단으로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자기를 느끼며 주체적으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해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도 이런 말을 했죠. ‘과거를 고찰해서 순간의 진실을 느끼고 현재를 깨우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휘발되고 없다. 너무 멋진 얘기죠.(웃음)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록하면 행복해진다.’ 이건 명제가 아니에요. 그러나 행복에 도달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휘발되지 않고 누적되는 삶을 살기 때문이에요.
Q. 예를 들면요.
저는 감정 기록을 중시해요.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옵니다. 그런데 다 날아가고 없어져 버려요. 그런데 내가 느끼는 감각, 감정이 진짜 나예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걸 느꼈는지 기록하면 그 감각이 날아가지 않고 몸에 각인이 됩니다. 그럴수록 행복감이 더 커져요.
예를 들어 우리가 자기 전에 누우면 어떻습니까. 주로 기분 나빴던 것만 떠올라요. ‘아, 피곤해’ ‘그 인간은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그런데 매일 감정을 기록하면요, 깜짝 놀랍니다. 좋은 게 70%, 나머지가 30%예요.
Q. 생각보다 긍정적인 감정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는군요.
맞아요. 메타인지가 되는 겁니다. 나한테 이렇게 기쁜 감정이 많았어? 내가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이 많은 사람이었어? 그러면 행복의 기본 지수가 이렇게 올라가요. 그걸 반복하면 현재가 몸에 착 붙는 느낌이 들어요. 예를 들어 제가 아침에 창문을 열고 찬 공기를 훅 맞아요. 그러면 그 느낌이 현재에 척 달라붙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가시죠?(웃음)
Q. 그럼 매번, 매순간 기록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