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에 날개가 꼭 필요해? 100년 상식 깨부순 ‘다이슨’ [서울대 교수의 ‘창의력 수업’ ⑤]

  • 카드 발행 일시2024.03.19

서울대 경제학과 김세직 교수는 18년째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을 중심에 둔 수업인데요. ‘창의성 교육을 위한 서울대 교수 모임’의 일원이기도 한 그가 창의력을 키우는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창의성을 키우는 네 번째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의문을 갖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이 자연스레 생각나기 쉽기 때문이죠. 세상에 없는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까지 떠올리면 비로소 혁신이 일어납니다. 기존의 것에 대한 의심이 창조를 부르는 추진력이 되는 셈입니다.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을 빌려서 이렇게 표현해 보겠습니다.

나는 의심한다, 고로 창조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의문 던지기’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입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밝혀냈는데요. 이 명제는 의문, 의심의 결과였죠. 그는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집니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한 모든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100% 맞다고 생각했던 지식이 정말 맞는지 하나씩 의문을 제기합니다. 감각으로 경험한 것, 이를테면 잠에서 깬 뒤 난롯가에 앉아 두 손을 뻗은 것조차 현실이 아니라 꿈일 수 있다고 의심하죠. 나아가 ‘2+3=5’와 같은 분명한 진리에도 의문을 던집니다. 악마가 우리를 그렇게 믿도록 속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절대 의심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이었어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철학의 역사를 바꾼 명제는 끝없는 의문과 의심의 결과인 셈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네 번째 방법은 바로 여기서 나왔습니다.

기존의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던져라.

존재하는 것에 의문을 던지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탄생합니다. 오늘은 의문을 활용해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00년의 상식 깬 다이슨의 의문

의문을 던지라는 말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부정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의문을 도구로 이용하라는 말이죠. 마치 데카르트가 의문을 활용해 새로운 철학적 사유를 도출한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