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간물감, 상상해봐라” 환자 잃을뻔한 건선명의 1원칙

  • 카드 발행 일시2024.03.14

“생물학 제제의 등장으로 건선 치료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민간요법에 대한 의존도는 떨어졌을까요?”

김병수(53)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했다. 여전히 많은 건선 환자가 근거 없는 민간요법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걸 안타까워했다. 건선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치료라기보다는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피부과의 만성병이다.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에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이 주된 증상이다. 팔꿈치나 두피, 무릎 등 외부 마찰이 잦고 자극이 많은 부위에 주로 발생하지만, 전신 피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 오랜 시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보니 환자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주변에서 좋다는 민간요법을 모두 찾아다닌다. 매정하지만 김병수 교수는 “왜곡된 민간요법을 고집하다 치료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합병증을 얻어 고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혁명’ 생물학 제제에도 민간요법 찾는 환자들

20년 가까이 건선을 앓고 있는 A씨는 피부과를 오래 다니다 계속 재발하자 한의원을 2년 정도 다녔다. 잘 안 낫자 모두 끊고 건선 부위를 바늘로 찔러 피를 내거나, 오랜 시간 사우나를 하고, 꼭 비누로만 씻고, 가려운 부위에 물파스나 스킨을 바르는 식의 방법을 쓴다. 40대 B씨는 머리부터 손등, 허벅지, 엉덩이, 팔꿈치, 성기까지 건선이 온몸에 번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평생 안고 갈 피부”라는 의사의 말에 우울 증상까지 왔다. 주위에서 좋다는 건 다 시도하고 있다. 건선에 좋다는 어성초 비누를 쓰고 물도 매일 1L씩 먹는다. 녹황색 야채가 좋다고 해 상추와 독소를 빼준다는 청국장을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한다. 미국에서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유명 인플루언서인 킴 카다시안도 절박한 마음에 동생의 모유를 건선 부위에 바르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봤다고 고백해 화제가 된 바 있다.